정세균 국무총리 "현실적으로 가능한 접근, 순차적으로"…구체안 언급 없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불법투기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리고 조사에 들어갔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투기 의혹 해명을 위해선 차명이나 가명, 미등기 거래 등 불법적인 부분을 파악해야 하지만, 정부 조사단이 지금까지 밝힌 내역은 실명거래 조회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 부처 기자단을 대상으로 공개 브리핑을 갖고 "합동수사본부가 철저히 수사해 모든 내용을 밝혀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총리는 이날 "가족 및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1차적으로는 3기 신도시부터 시작해서 성역 없이 필요하면 다른 지역도 조사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효율성 있는 순차적인 접근을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지만, 차명 및 가명 거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인할지 답하지 못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3월 11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 부처 기자를 대상으로 한 개방형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조사단이 이날 1차적으로 확인해 발표한 20명에 대해서도 정부가 직접 조사하거나 수사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 정 총리는 이날 "20명에 대해서 정부는 토지대장과 부동산 거래내역을 통해서 의심이 든다고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투기 의심자 20명은 1차 조사대상인 1만 4000여명의 0.14%에 불과하다.

임직원이나 공직자의 배우자 등 직계존비속에 대해서도 정부 조사단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정 총리는 이들로부터 개인정보 이용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경우에 따라 불필요한 마찰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사본부 쪽으로 이첩해 효율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청에 근무하는 한 현직 부장검사는 이날 정부 발표와 관련해 본보 취재에 "조사단의 한계는 분명하다. 수사권이 없고 부동산 수사 노하우도 없기 때문"이라며 잘라말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와 LH 임직원만 합쳐도 1만 4천명을 훌쩍 넘는다"며 "향후 지방 공기업과 국회의원 전수조사까지 할텐데, 직계존비속을 비롯한 친척과 이해관계자, 차명 거래까지 뒤지려면 지금까지의 수사 노하우 없인 힘들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신도시 지정 지역의 7개 동을 뒤지니 LH 직원 이름만 70여명 나왔다는데, 1차 조사대상 1만 4천명 중 20명의 투기 의심자를 확인했다고?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며 "핵심은 어디어디 소속된 사람보다 해당 토지를 거래해서 이득을 취한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토지, 공공주택 공급 잣대인 땅을 기준으로 강제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셀프조사의 한계가 분명한 합동조사단. 정부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만 명의 대상자를 수사하겠다고 나섰지만, 투기 의심자나 피의자로 수사대상을 좁히더라도 사전에 취득한 미공개 정보의 여부와 업무 연관성 등 따져야 할 것이 많아 첩첩산중이다.

구조적으로 사전 예방이 가능한 해결책을 내놓을지도 이번 사태 수습의 관건이다. 공직자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