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업체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명성)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지속가능경영 전략에 중심을 싣는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지속가능경영시스템 수준 ESG 평가 지표에서 지난해 기준 A등급을 받은 국내 주요 제약사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이 유일하다. 이 외에 상위 주요 제약사인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동아제약 등은 대부분 B+에서 B등급에 머물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대상 기업들의 각종 지표 및 활동 내역 등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세 가지 항목에서 평가해 그 결과를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등급으로 나타낸다. 세가지 항목 평가의 평균 점수가 ESG 등급이다.

주요 제약사 중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은 준법경영, 인권경영,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점에서 상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40여 년간 임직원 봉사활동을 비롯해 사랑의 헌혈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시행해왔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2017년 제약업계 최초 CSR위원회를, 2019년에는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위원회는 환경오염물질 감축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또 이 회사는 상생경영으로 하도급 거래 내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 결과 한미약품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가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지수’에서도 제약기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속가능성 지수는 사회적 책임 국제 표준모델인 'ISO 26000'을 기반으로 평가한다. 

일동제약은 임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는 기부금을 마련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고 있다. 또 봉사 동호회인 '사랑의 집수리'를 통해 소외계층이나 어려운 이웃 가구를 수리하는 데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다수의 활동을 전개해왔으며 앞으로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2월엔 UN SDGs 협회와 협약을 맺고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2020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UN SDGBI) 1위 그룹'에 2년 연속 선정됐다. 

동아제약의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기준 사회, 지배구조에선 A등급을 획득했지만 환경 평가부문에선 C등급을 받으면서 ESG B+를 획득했다. 이에 C등급인 환경부분을 개선하고자 회사는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아제약에서도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출범하고 친환경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카스' 비닐을 종이봉투로 바꾸고 구강청결제 '가그린' 용기를 무색 투명 용기로 교체하는 등 재활용이 보다 용이하게 개선해나가는 중이다. 

ESG 경영 전략은 바이오 업계까지 확산됐다. 마크로젠은 최근 지속 가능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ESG 경영을 위한 전담 조직이 많지 않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마크로젠의 행보는 주목받는다. 위원장 후보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자 전 환경부 장관인 유영숙 박사가 추천됐다. 유 후보는 14대 환경부 장관 역임 시절부터 유엔기후변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환경 동향을 파악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전략을 취한다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제약사의 등급이 다른 업계에 비해 낮게 머물러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속가능경영 가치가 투자자들이 살펴야할 주요 항목으로 떠오른만큼 각 기업에서도 ESG 등급 관리에 신경써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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