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한 김종인-안철수 감정의골 해소가 최우선
안철수의 '합당 선언', 단일화 이후 새로운 갈등 요소 될 우려 제기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대 관심사였던 보수야권의 후보단일화가 9부 능선을 넘었다. 양측 간 갈등과 진통도 있었지만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두 정당과 후보의 화학적 결합이 여부에 쏠리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지난 21일 오전 회의를 갖고 여론조사 문구 등을 확정하고 조사 시기에 최종 합의했다. 선거 등록 마감일 전 단일화에는 실패했지만 공식 선거일정 개시일인 25일부터 단일화된 후보가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단일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후보가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으면서 ‘3자 구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두 후보가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극적 단일화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제 남은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갈등을 뒤로 하고 단일화 발표 이후 어느 정도의 컨벤션 효과를 발휘하느냐 여부다. 과거 선거에서 단일화 후보 발표 이후 결과에 대해 불복하거나 선거 유세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단일화 효과가 미미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양측의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

더구나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경우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에게 감정이 담긴 날카로운 발언을 몇차례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안 후보 역시 “오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 같다”며 날이 선 발언을 쏟아냈다. 감정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유지될 경우 각 당의 지지층을 단일후보가 흡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2일 “오늘부터 여론조사가 시작되고 단일후보가 발표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과거 대선 국면에서 노무현·정몽준, 문재인·손학규 사례를 비춰보면 ‘진정한 단일화’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문제도 중요한 요소다. 안 후보는 본인이 단일 후보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합당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오 후보는 지난 16일 “지금은 통합을 쉽게 말하지만 양당 간 통합할 때 산 넘고 물 건너 지금보다 힘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단일 후보가 발표된 뒤 합당 이슈가 불거지게 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또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정될 경우 합당 여부 자체를 두고 서로 간에 의견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일단은 단일후보 통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면서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합당을 두고 잡음이 발생한다면 그건 선거 전체 국면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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