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참패' 선거 결과에 "국민 마음 얻기에 저희가 크게 부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했다.

한국 양대 도시인 서울시·부산시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갔고, 나머지 19곳에서의 성적 또한 지역 구도를 감안하면 전멸 수준이다.

당초 이번 재보궐선거 21개 선거구의 기존 구도는 민주당 12곳(시도 2·시군구 1·시도의회 5·시군구의회 4) 대 국민의힘 6곳(시도 0·시군구 1·시도의회 2·시군구의회 3)이었다(무소속 2곳·민중당 1곳).

하지만 이번 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4곳(시도 0·시군구 0·시도의회 2·시군구의회 2) 대 국민의힘 15곳(시도 2·시군구 2·시도의회 5·시군구의회 6)으로 급변했다(무소속 2곳).

박원순 전 시장이 2011년부터 내리 3선을 역임한 서울시의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사진 가운데)가 4월 6일 오후 8시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 현장에서 김태년 당 대표대행(왼쪽)과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 사이에서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서초구를 제외한 나머지 24개 자치구 전부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고 서울시의회 의원 108명 중 민주당이 101명이다. 이러한 초열세를 딛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279만 8788표·57.50%)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190만 7336표·39.18%)를 18.32% 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오 후보는 25개 자치구 전역을 석권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전체 자치구 중 득표율 1~3위(73.54%·71.02%·63.91%)를 석권하며 박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민주당은 지난 5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거뒀지만 이번 선거에서 참패로 끝났고 10년만에 서울시장을 뺏겼다. 부산시장은 지난 2018년 어렵사리 깃발을 꽂았지만 4년 만에 뺏기게 됐다.

공휴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서울 58.2%·부산 52.7%를 기록하면서 광역단체장 재보선의 역대 최고치 투표율을 갱신했다. 민심이 결집한 것이다.

민주당의 패인은 여러가지로 드러나지만, '민심'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이 보궐선거 원인이 되어 800억 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이번 선거 비용으로 증발했다.

민주당은 당헌까지 고치는 무리수를 두어 가며 각 후보자를 공천했지만, 이것이 선거의 첫 단추를 잘못 꿰매는 계기가 됐다.

국민의힘은 사사건건 이를 공격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수세로 몰린 형국에, 문재인 정권 4년차 부동산 문제가 터졌다. 공급을 제한하고 보유세를 때려 억지로 눌러왔던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지난 몇년간 꾸준히 오르던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정부·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으로 폭발적으로 오른 것이다. 매매 가격 뿐 아니라 전월세 임대가격까지 뛰면서 거래가 실종되는 등 온갖 부작용이 드러났다.

이와 맞물려 공직자들의 부동산 불법투기 사태가 일어나면서 '정권 심판론'이 더 힘을 얻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탓을 들며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시각은 준엄했다. 청와대·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문제가 연일 터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및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내로남불'이 터지면서 여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특히 내로남불·무능·위선 등의 문구를 투표 독려에 사용해선 안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이 민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입증했을 정도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7일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 마음을 얻기에 저희가 크게 부족했다"며 "민주당은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또다른 패인은 국민의힘·국민의당 등 야권의 후보 단일화 흥행이다.

'중도 확장성'을 무기로 내세워 경선 맞수인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오 후보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을 치르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컨벤션 효과는 물론이거니와, 오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시민들의 주목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도 패인 중 하나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백신 접종이 공급 부족으로 원활치 않았고, 'K-방역'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구심이 커졌다.

민주당은 당장 지도부 총사퇴 카드를 고려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갖고 이를 재차 논의했다.

당은 이튿날인 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거취 문제에 대해 상의할텐데, 이번 선거의 승패 요인을 복기하고 향후 개선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