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 수, 상반기 목표의 12.6% 불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시기를 더욱 늘려 1차 접종자를 우선적으로 최대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이 거론되면서 백신 수급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사진=청와대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을 기존 8주에서 10주, 10주에 12주로 2차례 변경했다. 방역 당국은 2차 접종의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증가한다는 임상시험 결과와 백신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백신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백신의 수요가 가뜩이나 높은 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즉 '3차 접종'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수급의 불안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자국민 12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오는 11월에는 전 국민 70%로 접종을 확대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도입이 됐거나 도입될 물량은 1000만명분에 불과하다. 현재 접종자 수 또한 상반기 목표의 12.6%인 151만7000명이며 전체 인구수 5200만명 대비 3%에 불과하다. 이 중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화이자 백신 접종자 6만여 명뿐이다.

정부가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노바백스와 모더나 백신(각 2000만명분씩)의 도입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특히 모더나의 경우 자사 백신을 7월까지 미국에 1억만명분을 우선 공급한 뒤 다른 국가에는 한 분기 정도 늦게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도입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한국 정부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와 제약사 개별 계약을 통해 총 7900만명분 백신을 확보한 바 있다. 코백스 1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3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 등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활용해 기존 백신 물량을 최대한 늘려서 사용해도 목표를 달성하리란 보장은 없다. LDS 주사기는 주사 잔량이 84마이크로리터(㎕) 이상 남는 일반주사기와 달리 4㎕ 정도만 남는다. 일반주사기로 코로나19 백신 1병을 5차례 투약할 수 있다면 LDS 주사기는 6차례 투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LDS 주사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LDS 주사기에서 섬유질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 받고 관련 제품 70만개를 수거, 조사했다. 그 결과 주사기로 인한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물질은 제조소 작업복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국은 부작용 우려가 크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감한 사안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도에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정부가 '부스터 샷'을 추진 한다면 위태로운 백신 수급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스터샷이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 뒤에 추가로 한 번 더 맞는 것을 뜻한다. 만약 미국이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3차 접종을 위해 추가 물량을 비축할 경우 외국 공급 물량은 대폭 줄어들거나 지연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 행정부에서 3차 접종의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만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무엇보다 앞서 확보한 물량을 빠른 시일내  국내로 도입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급선무"라며 "접종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이 방법이 최선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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