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1252억원…판매량 확대로 전년비 55.4% 증가
글로벌 티어1 습식 분리막 점유율 1위…유럽·중국 공장 증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을 앞두고 시장 지배력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은 다음달 중순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총 공모주식수는 2139만주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10만5000원으로,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며, 공동 주관은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다. SK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SKIET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93억원·1252억원으로, 전년(2019년 2~4분기) 대비 78.4%·55.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882억원)도 같은 기간 38.4% 늘어났으며, EBITDA 마진율은 41.9%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판매량을 2018년 대비 490% 끌어올린 영향으로,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19%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빠른 성장세다.

지난해 티어1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 26.5%로 글로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폭스바겐(VW)·르노닛산·포드·현대기아차 등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리엄 제품으로, SKIET와 일본 아사히카세이·도레이를 비롯한 소수의 기업만 진입한 상황이다.

습식 분리막 시장 내 티어1 제품의 비중이 2018년 44%에서 2025년 69%로 늘어나는 등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에 따른 수익성 향상도 점쳐지고 있다. 티어1과 기타 업체들에 공급되는 분리막 평균가격 격차가 지난해 약 60%였으나, 2025년에는 97%까지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1공장 건설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SKIET는 축차연신 제조방법을 도입하고, 중국 제품 보다 품질이 높다는 점을 들어 미래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필름이 나오면 원단을 좌우로 확장시킨 뒤 상하로 당기는 기술로, 일본 업체들이 사용하는 동시연신 대비 유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폴란드 설비 증설을 비롯해 현재 10억4000만㎡인 생산력을 2024년 27억3000만㎡로 끌어올리는 등 '물량공세'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재석 SKIET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중국 페이즈 1·2가 상업가동하고, 내년에는 중국 페이즈3와 폴란드 페이즈4가 추가된다"면서 "올해 만드는 물량은 이미 판매처가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SKIET는 세계 최초로 5㎛ 두께의 분리막을 개발한 데 이어 FCW 기술 개발로 △멀티 폴딩 △롤러블 △e-모빌리티 △투명 디스플레이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등 신성장동력도 확보하는 중으로, 전고체 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 개발도 준비 중이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전량을 친환경 에너지로 충당하는 목표(RE100)을 실천하고, 산업 용수 절약 및 재활용을 통한 폐기물 감축 등으로 지속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ESG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노 대표는 "설비 증설 계획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세우는 편으로, 2023년 생산되는 제품도 85% 가량은 어디에 팔지 협의가 됐다"면서 "테슬라·VW 등을 중심으로 내재화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으나,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판매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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