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통한 생산 효율성 극대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미래차 전환기를 맞이한 완성차 업계가 정책적인 문제와 반도체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 부족으로 시장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계기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고 이를 계기로 미래차 전환에 좀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이다. 

   
▲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아이오닉5가 고객 품으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구동모터 생산설비 문제 등이 겹쳐 이달 아이오닉5 생산량을 기존 목표치 대비 4분의 1로 줄이면서 이달 안에 고객에게 전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출시 후 고객에게 실제 인도까지 예정대로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추가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보조금으로 기존 사전계약물량이 전량 고객인도가 이뤄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차가 올해를 새로운 전기차 시대의 원년으로 지목한 만큼 이같은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또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다른 업체들은 생산중단과 감산을 단행했고 현대차 역시 일부 라인을 생산물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문제가 오히려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분산된 부품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자동차 업체의 맏형인 현대차그룹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이 절실하다. 이 밖에도 중견 3사 역시 이 같은 전환시기와 맞물려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중 경차부터 V8엔진을 장착한 대형차까지 제조하는 업체는 토요타를 제외하면 현대차그룹 밖에 없다.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소형차를 만들기는 하지만 경차를 만들고 있지는 않다. 그나마 제작하는 소형차의 경우 타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프레임을 공유하는 정도다. 

현대차의 경우 현지 전략형 모델 등까지 포함하면 경차부터 대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촘촘하게 세분화 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이에 몇 해 전부터 라인업의 효율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대차다.  

일본 토요타의 경우 외주를 맡기는 방식도 활용하는 것에 반해 현대차는 자체생산을 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지적을 더 많이 받아왔다. 이에 이번 반도체 문제를 계기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특히 내연기관의 차량이 전기차와 같은 미래차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내연기관의 차를 추가로 개발하기보다 E-GMP를 활용한 새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도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 전용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출시될모델 랜더링 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강화된 환경규제로 인해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한 개발비용을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에 개발된 E-GMP를 적용한 신차를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1가지 플랫폼으로 차량 크기부터 활용범위까지 유연하게 적용이 가능한 E-GMP플랫폼을 폭넓게 적용하면 생산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이 생긴다.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일거양득인 샘이다. 

또 세부모델을 정리하게 되면 기존에 분산된 부품수급문제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며 현재의 극심한 반도체 란에서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불어 기존의 제고물량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친환경성이 강화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을 줄이는 것과 친환경차 생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이번 반도체 이슈는 미래차로의 전환을 가속화 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2019년 발표한 '2025 전략'의 최종 재무목표는 동일하지만 과도기인 2022년 목표치는 일부 하향 조정했다. 전략 투자로 밝혔던 61조1000억원 역시 약 1.6%(약 1조원) 줄이기로 했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 등에는 애초 투자계획보다 43%나 확대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돌입한 것과도 괘를 같이 하고 있는 행보다. 

내연기관보다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전 제품군 전동화를 추진하는 등, 중장기 전동화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2040년 세계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모델의 생산효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기아 역시 개선된 플랜S 전략을 통해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차그룹이 이같은 전환에 속도를 내며 중견3사들도 효율성을 높인 체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모델의 전동화를 추진하며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기아가 준비중인 전동화 모델의 라인업 티저이미지. /사진=기아 제공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차의 수요가 고르게 높은 것이 아닌 만큼 반도체 이슈로 생산차질을 빚는 모델은 한정적이며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한단계 빠른 체질 개선이 가능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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