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4회도 못 마치고 조기 강판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피칭도 선보였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텍사스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앞서 두 차례 구원 등판했던 양형종이 선발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양현종은 3⅓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1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조금 올라갔다.

   
▲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홈페이지


1-1 동점이던 4회말 1사 만루에서 물러난 양현종은 구원 등판한 존 킹이 남겨둔 주자의 홈인을 허용했다면 패전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킹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줘 자책점이 늘어나지 않았고, 승패도 기록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에 비가 내려 경기 개시 시간이 30분 정도 늦춰진 변수도 있었지만 양현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로서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 1회말 등판하자마자 세 타자를 내리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쾌조의 출발을 했다.

2회말 양현종은 1사 후 미치 가버에게 첫 안타를 솔로홈런으로 허용하며 선제점을 내줬다. 2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가버가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맞고 실점했지만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호르헤 폴랑코와 맥스 케플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의 삼진 쇼는 3회말에도 이어졌다. 선두 타자 미겔 사노를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안드렐톤 시몬스도 헛스윙 삼진(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처리했다. 2사 후 바이런 벅스턴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조시 도날드선을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0-1로 끌려가던 텍사스는 4회초 한 점을 내 1-1 동점을 만들었다. 3개의 안타를 집중시키기도 1점밖에 못 뽑은 것은 아쉬웠지만, 어쨌든 동점을 이뤄 양현종의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양현종이 4회말 이런 분위기를 호투로 이어가지 못했다. 선두 타자 넬슨 크루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처음 무사에 주자를 내보낸 것이 좋지 않았다. 다음 카일 갈릭에게 원바운드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맞았다. 하필이면 다음 타자가 홈런을 맞았던 가버여서 조심스러운 투구를 하다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로 몰렸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양현종은 숨을 고를 시간을 벌었고, 폴랑코와 신중한 승부 끝에 6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여전히 1사 만루 위기가 계속되자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투수 교체를 하러 나왔다. 

양현종은 구원 등판한 존 킹 덕을 봤다. 킹이 두 개의 내야땅볼 유도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4회말을 끝내 양현종의 추가 실점을 막아줬다.

선발투수로서 4회 물러난 것은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10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8개를 삼진으로 기록하며 탈삼진 능력을 과시한 양현종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