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해 침묵 깨…직접 광주 묘지 참배해 본격 '정치의 링' 오를 가능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더불어 대권 주자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메시지 정치가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아 광주 민심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석열 전 총장이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전한건 지난 3월 언론 인터뷰 이후 두달 만이다.

5·18 운동 4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침묵을 깬 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머니투데이 등 언론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17일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며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 우리 국민 가슴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라는 자신의 소신을 재차 밝혔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대검찰청 제공
앞서 윤 전 총장은 3월 4일 전격적인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헌법정신'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메시지에서 "어떠한 형태의 독재나 전제든, 이에 대해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을 새겨 어떤 독재에도 분연히 맞서야 한다. 독재와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게 자유민주주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1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18 정신은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구를 탄압할 때,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끊임없이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것"이라며 현 문재인 정권의 권력 남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여야 공방이 펼쳐졌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이재명 지사와 함께 '톱 2'로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5·18 기념일 후 적절한 시점에 광주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이 바라보는 윤 전 총장의 대권 주자 지지도는 향후 적절한 타이밍과 구체적인 대안, 비전 경쟁력에 좌우될 것으로 요약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7일 본보 취재에 "사실상 대권 주자로서의 잠행을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 윤석열 전 총장이 여권에 가장 상징적인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5·18 정신에 힘입어 호남 민심에 직접적으로 제대로 발을 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윤석열은 여권과 선을 긋고 나간 사람"이라며 "본인의 정치 경력이 일천하고 배후 지지세력 또한 조직력이나 뭐나 아무 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자신의 한계를 고려하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 또한 이날 본보 취재에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군가를 탄압한다는 윤석열 전 총장 지적은 옳지만,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5·18 광주 정신은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에서 가장 숙엄하고 영향력이 큰 요소다. 윤 전 총장이 이번 기념일을 계기로 확고부동하게 더 유리한 고지를 갖고 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윤 전 총장에게 필요한 것은 비전 경쟁력이고 그것을 구체화할 지지세력 혹은 조직"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잘못됐다는 건 국민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런데 문정부에 대한 대안 세력으로 자신이 충분한지 어필해야 하고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아서 국민으로부터 선택 받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5·18 광주 정신은 모든 형태의 독재와 불의를 용납하지 않고, 이에 항거한 숭고한 가치로 추앙 받고 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절대 명제를 상징하기도 한다.

윤 전 총장이 정치의 링에 오르는 순간으로 5·18 운동 기념일을 택한 이상, 일거수 일투족을 어떻게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호남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될만한 인물, 되어야 하는 인물에게 쏠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