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제일 큰 하이브리드 세단의 경쾌함 몸놀림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 럭셔리 세단 부럽지 않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 스타일의 친환경차로 재해석된 고급 준대형세단 K8 하이브리드도 전기차로의 패러다임전환기에 꼭 필요한 모델이었다. 

사명과 로고를 변경하고 새로운 여정의 출발을 알린 기아는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와의 차급 차별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브랜드로 형제겪인 현대차와의 차별화를 통해 독자적인 시장 구축에 나서고 있는 모양이다.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기존 라인업이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며 디자인 차이만 보였던 것과 달리 같은 차급에서도 차별화전략을 통해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 첫모델이 K8이었다. 그랜저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왔던 전세대 모델 K7을 대신해 고급화 전략으로 완성된 K8이다. 

준대형세단에서 최초로 전륜기반 4륜구동을 선태할 수 있게 했고 파워트레인 라인업도 대폭 수정해 2.5와 3.5 가솔린과 3.5리터 LPI 3종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1종 총 4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내연기관의 배기량은 기존의 그랜저와 엔트리급 모델을 제외하고 차별화를 뒀다. 고급화를 선언한 K8인 만큼 대배기량의 엔진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오히려 배기량을 대폭 줄인 1.6ℓ 터보 하이브리드를 채용했다. 

기존 준대형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직렬 4기통 2.4ℓ엔진을 활용해온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앞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시스템이다. 

배기량을 대폭줄여 환경규제에 대응하면서도 터보차저로 출력을 보강하고 추가적인 힘은 모터의 힘으로 보충해주는 첨단 파워트레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완성된  K8하이브리드를 지난 13일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직접 체험해 봤다. 시승은 랜드 워커힐에서 경기도 가평군의 한 카페를 돌아오는 왕복 약 110km 구간이었다. 

저배기량의 하이브리드지만 이미 성능상으로 중형 SUV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큰걱정은 없어 보였다. 

2.4ℓ 자연흡기 엔진이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힘을 발휘하는 반면, 1.6ℓ 터보 엔진은 180마력, 27.0kg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대비 출력과 토크가 각각 13%, 29%가량 개선됐음에도 공인 연비는 ℓ당 18.0km(17인치 휠 기준)다. 이는 기존 모델(ℓ당16.2 km) 대비 약 11% 개선된 수치다.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실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사진=미디어펜

주행에 앞서 디자인 부분을 살펴보면, 앞서 먼저 일반에 공개된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전면가공 휠과 후면부 우측 상단에 부착된 하이브리드 엠블럼, 실내 계기반의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 그래픽 정도다.

12.3인치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곡선으로 이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기아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신규 기아 로고와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의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 등 K8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는 내연기관의 그것과 동일하다.

디자인에 관한 평가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K8의 경우 기아에서 디자인을 선공개했을 때부터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두고 '신선하다'는 호평과 '어색하다'는 아쉬운 평가가 공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PC나 모바일 화면을 통해 봤을 때보다 실물을 봤을 때 느껴지는 어색함과 이질감은 확실히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차량의 색상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진다. 

K8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넓은 실내공간활용성이다. 앞서 그랜저 출시 때에도 놀랐던 부분이지만, 뒷좌석 공간만큼은 '준대형'이 아닌 '대형' 혹은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고급 세단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이런 실내공간은 외관에서부터 우람해진 'K8 하이브리드'크기에 있다. K8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세단이다. 

전장의 경우 5015mm로 직접 경쟁을 벌일 '그랜저'(4990mm)보다 25mm나 길고, 상위모델로 꼽히는 제네시스의 'G80'(4995mm)와 비교해도 20mm가 더 길다. 휠베이스 역시 2895mm로 그랜저보다 10mm 크다.

왼관에서부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실내공간활용 역시 여유롭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트렁크 공간이 인상적이다. 전 세대 모델까지만 하더라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고전압 배터리 배치 문제로 트렁크 수납 활용도가 일반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 기아 준대형세단 K8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지난 2018년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당시 회사 측에서 "트렁크 공간에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2개를 실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K8 하이브리드는 트렁크 바깥쪽 공간이 양옆으로 가장 넓게 돼 있어 골프백을 비롯한 크고 긴 물품 수납 실용성을 한층 개선했다. 차량의 주요 고객층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변화는 매우 만족스러운 요소가 될 것 같다.

달리기 성능도 큰 무리없이 잘 나간다. 차급이 준대형 이고 크기는 대형에 가까운 모델이다보니 고속으로 달리며 코너를 공략하는 날렵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본기는 갖추고 있고 예상가능한 움직임으로 운전자를 당화아지 않게 한다. 

기존 하이브리드들이 연비에 초첨을 맞췄다면 이번 K8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와 더불어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더했다. 물론 현대차·기아의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했을 때 얘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 내연기관과 비교해 월등한 연비를 갖추면서 어느 수준의 주행 성능을 충족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실제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길 속도를 높이면서 운전을 했음에도 18km/ℓ 이상을 기록했다. 

'K8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노블레스 라이트' 3698만 원(이하 개별소비세 3.5% 및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 반영 기준), '노블레스' 3929만 원, '시그니처' 4287만 원이다. 여기에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트림별로 40만 원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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