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석유시설 공격 등 무인 비행체 통한 위험 고조…미래형 무기 전력화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원전 근처로 미확인 드론이 비행한 것이 확인되는 등 소형 무인 비행체를 활용한 주요 시설 및 군에 대한 공격 위험이 고조되면서 안티드론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5년에 걸친 연구 끝에 최근 대공무기에 적용할 고출력 광섬유 레이저 기술을 확보했다. 파장제어 빔 결합기술로 1kW급 레이저 5개를 5kW급 1개로 구현할 수 있게된 것이다.

이 기술은 각자 다른 파장의 레이저 광들을 직선 형태로 나가도록 합치는 것으로, 공기 중에서 굴절을 통해 다각도로 분산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 레이저 발진기 적용 레이저 무기 개념도/사진=㈜한화


ADD는 이 기술이 경량화·취급·유지보수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으며, 무기체계로 만들 경우 드론·미사일 등 적의 대공위협을 '하드킬' 방식으로 방어하는데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드킬은 레이저빔 등을 통해 드론을 직접 격추시키는 것으로, ADD는 향후 출력도 수십~수백kW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레이저 무기는 비행 중인 목표물을 빛의 속도로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기존 무기들이 드론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미래형 무기체계로 주목 받고 있다. 

'가성비'도 레이저 무기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요소다.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시설을 공격한 드론은 개당 2000만원 이하로 추정되는 반면, 최신형 패트리어트-Ⅲ 미사일의 경우 40억원을 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이미 레이저 무기를 실전에 적용했으며, 이스라엘도 레이저 대공 요격 시스템(아이언빔)을 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하마스의 로켓포를 떨어뜨린 아이언돔이 화두로 떠올랐으나, 낮은 경제성 때문에 신형 무기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21 드론쇼 코리아’에 참가한 LIG넥스원이 소개한 '차량형 대드론방호시스템'./사진=LIG넥스원


국내에서는 ㈜한화가 수km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레이저 발진기 시제 제작에 돌입한다. 이번 사업은 ADD가 주관하는 것으로, 계약규모는 4년간 243억원이다.

㈜한화는 지난 20년간 고출력 레이저 광원 및 레이저 기반 센서 시스템을 연구했으며, 2019년 방위사업청 주관의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개발 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장비는 첨단 광원 기술이 적용됐으며, 다수의 레이저 빔을 하나로 모아 출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부연했다.

LIG넥스원도 항공안전기술원과 '드론 규제 샌드박스 사업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에서 차량형 대드론방호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레이더·RF스캐너 등 센서 및 재머를 활용해 주요 시설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우선 레이더와 RF스캐너 등을 통해 드론을 탐지한다. 이후 전자광학 및 적외선(EO/IR)으로 드론을 식별한 뒤, 재머를 통해 무력화시키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명 '벌떼드론'이 구현될 경우 기존 무기체계로 이를 진압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소형화·고출력화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