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업계, 한미정상회담 환영…수주경쟁력 재고 기대
문 정부 임기 내 지자재 공급망 붕괴 등 생태계 파괴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과 미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하면서 원자력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동진출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한국이 발전소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4일 두산중공업 주가는 2만5100원으로, 5월21일(1만3900원) 대비 80% 가량 올랐다.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주가가 용오름, 일명 '두슬라(두산중공업+테슬라)'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이는 한국이 서방세계에서 원전을 독자적으로 수출 가능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은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사우디 진출을 노렸으나,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기술력이 있음에도 1979년 쓰리마일섬(TMI)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30여년간 신규 건설을 멈추면서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 두산중공업 주가 추이(2020년 7월~2021년 6.4)/사진=네이버금융 캡처


프랑스의 경우 아레바가 2005년 핀란드에서 올킬루오토 발전소 착공에 들어갔으나, 2009년까지 짓기로 했던 발전소를 2019년에 준공하는 과정에서 파산했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 역시 수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창원 지역 업체들이 도산하는 등 국내에서도 생태계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재개를 통해 이를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자력 관련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이 급감하고, 기술자들이 해외로 옮기는 등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인력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조지 보로바스 세계원자력협회 이사도 앞서 경주에서 열린 '2021 원자력연차대회' 에서 국제시장에서 제품·기술 등을 판매함에 있어 국내 상황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탈원전 정책이 상당한 악영향을 줄 공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54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고, 앞으로 계획된 원전도 98개"라며 "글로벌 원전시장은 우리나라에게 있어 국가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보고"라고 말했다.

   
▲ 신한울 원전 3·4호기 부지/사진=한국수력원자력


그러나 "계획된 신규원전 사업조차 추진하지 않으니 장기·대규모 건설능력이 유지될리 만무하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스스로 버리는 등 우수한 기자재 공급망이 정부의 손에 의해 무너지는 셈"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전통의 강호 미국과 바라카원전 1호기 상업운전에 성공한 국내 업체들이 협력한다면 수주경쟁력 향상 및 양국 원전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가 진심으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것을 핵안보 차원에서 바람직하게 보고 있지 않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시 한미간 협력이 유용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우디와 영국 수출도 가능할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건설능력을 인정하는 등 외국에서는 K-원전이 환대를 받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찬밥신세인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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