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11일 상장승인…게임계 지각 변동
중복청약 가능 ‘마지막 대어’ 될지 관심 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글로벌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이 지난 11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 승인을 받으면서 하반기 신규상장(IPO) 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공모주 중복청약이 법적으로 금지되기 전인 오는 20일까지 증권신고서를 낼 경우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신규상장 대어가 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IPO 시장이 ‘대어급’ 종목들로 인해 다시 한 번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크래프톤이 청구한 상장예비심사가 지난 11일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2007년 설립된 크래프톤은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졌다. 작년 매출 1조 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을 시현했다.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늦어도 7월 중 공모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큰 이유는 이 종목이 코스피에 상장되면 게임 분야 ‘대장주’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외 시가총액은 이미 20조원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보다 크다. 크래프톤의 상장 이후 기업 가치는 최대 30조원까지 추산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게임대장주의 얼굴이 바뀌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상장주식수의 약 20%를 공모 시장에 띄운다고 가정하면 공모액만 최소 4조원에 달해 이 기준으로도 한국 게임업계의 새 역사가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크래프톤 상장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공모주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많은 청약 증거금을 넣은 투자자가 공모주를 독식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일반 공모주 청약에 ‘균등배분제’를 도입했다. 각 증권사에 배정된 일반 공모주 물량의 절반을 모든 청약자에게 균등하게 나눠주고 나머지 절반을 증거금 규모 비례하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중복 청약을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당국은 중복 청약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20일 공포했다.

   
▲ 게임 '배틀그라운드'
 

이번 개정안은 증권신고서 제출일을 기준으로 오는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에 크래프톤이 6월 20일 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아슬아슬하게 중복청약 ‘막차’를 타게 될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하반기 IPO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 8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내면서 상장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를 102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LG에너지솔로션의 시가총액을 ‘100조원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지난 4월 15일과 26일 각각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이달 하순 심사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올여름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가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상장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가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현상)에 실패하는 등 IPO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일부 조정됐다”면서도 “지난 4~5월에만 37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만큼 이들이 연내 상장을 시도할 경우 하반기 IPO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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