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덴마크 축구대표팀이 기적을 연출했다. 팀 주전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충격 속에 2연패로 탈락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소생한 에릭센의 응원 속에 기적같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덴마크는 2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에서 열린 유로2020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러시아를 4-1로 대파, 2패 뒤 1승을 거뒀다.

덴마크는 승점 3점밖에 안됐지만 조 최하위에서 단번에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벨기에의 도움이 있었다. 같은 조의 벨기에가 같은 시각 핀란드를 2-0으로 꺾어줬다.

벨기에가 3전 전승, 조 1위로 무난히 16강에 오른 가운데 나머지 세 팀은 서로 물고 물리며 나란히 1승 2패로 동률이 됐다. 골 득실로 순위를 가려야 했고, 덴마크(+1)가 핀란드(-2), 러시아(-5)를 제치고 조 2위를 차지했다. 

   
▲ 사진=덴마크축구협회 공식 SNS


무조건 많은 골을 넣으며 이겨놓고 다른 경기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던 덴마크는 처음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37분 담스고르가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아 감아차기 중거리 슛한 볼이 러시아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이어간 덴마크는 후반 13분 러시아의 백패스 실수를 가로채 폴센이 골을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25분 러시아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덴마크 베스테르고르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주바가 추격골을 성공시켰다.

점수 차가 좁혀지자 덴마크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34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을 크리스텐센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3-1로 달나나는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7분 메흘레의 쐐기골까지 더해 4-1로 점수 차를 벌리며 기적의 16강행을 완성했다.

1차전 핀란드전에 출전했다가 경기 도중 쓰러졌던 에릭센은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되찾고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지난 19일 병원에서 은퇴하자마자 그는 덴마크 대표팀 동료들을 찾아가 자신의 쾌유를 기원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러시아전 승리를 응원했다.

덴마크 대표팀 선수들은 에릭센 몫까지 해낸다는 각오로 뛰어 절망적으로 보였던 16강 진출 기적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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