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따낸 승리인데, 상대팀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투수를 놓고 볼 때 얼마나 빛나는 피칭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김광현은 6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역투 덕에 5-3 승리를 거뒀고, 김광현은 시즌 첫 연승이자 3승째(5패)를 올렸다.

김광현의 피칭 내용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안타 3개를 맞았지만 모두 단타였고 집중타도 없었다. 볼넷 2개를 KBO리그 삼성 출신 다린 러프(4번타자 선발 출전)에게 내준 것이 아쉽긴 했지만 7회까지 던지는 동안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아 특별한 위기조차 없었다. 7회까지 던지고도 투구수가 89개밖에 안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이 효과를 봤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기록도 좋았지만 상대팀이 샌프란시스코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날까지 53승 30패로 메이저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시즌 최고의 승률(0.639)를 올리고 있었다. 팀 홈런 1위(125개)로 최고 화력도 자랑하는 팀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김광현 앞에서 무기력했고 장타 하나 치지 못한 채 무득점 침묵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이 케빈 가우스먼이었다는 점에서 김광현의 무실점 승리는 더욱 돋보였다. 가우스먼은 이 경기 전까지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1.74,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0.80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가장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가우스먼 역시 명성에 걸맞게 훌륭한 피칭을 했다. 6회까지는 '노히트' 경기를 펼치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가우스먼은 7회초 첫 안타를 맞은 뒤 흔들렸고 2사 1, 2루에서 맷 카펜터에게 3루타 한 방을 맞고 2실점했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한 가우스먼은 잘 던지고도 더 잘 던진 김광현에게 밀려 패전의 쓴맛을 봐야 했다.

시즌 첫승을 올린 후 무려 10경기 등판에서 승리 없이 5패만 안으며 부진과 불운에 답답해 했던 김광현이다. 앞선 등판이었던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5이닝 1실점)에서 드디어 시즌 2승을 수확하며 연패에서 벗어나더니 이날은 최강 팀과 최강 투수를 상대로 최고의 피칭을 했다.

김광현이 연승과 함께 자신감도 되찾은 의미있는 샌프란시스코전 피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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