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해리 케인(28·토트넘)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참담한 표정이었다. 

우승에 너무나 목말랐던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결승까지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이날 결승전에서 전반 2분 만에 케인이 시발점이 된 공격에서 키어런 트리피어를 거쳐 루크 쇼의 선제골이 터지며 일찍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후반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보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연장까지 1-1로 비긴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케인은 가장 부담이 큰 1번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잉글랜드는 3~5번 키커 래시포드, 산초, 사카가 내리 실축해 승부차기 2-3 패배로 우승의 영광을 이탈리아에게 넘겨줬다.

   
▲ 사진=로이터 제공


케인은 키커로 나선 동료들의 슛이 골대를 맞거나 이탈리아 골키퍼 돈나룸마의 잇따른 선방에 막힐 때마다 격려를 해줬다. 잉글랜드가 준우승에 그쳐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쏟을 때 케인은 또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줬고, 망연자실한 홈팬들을 위해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박수로 위로를 했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던 '무관'의 케인이다. 잉글랜드 현역 최고의 골잡이로 군림한 케인이지만 대표팀에서도,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그는 우승을 한 번도 못해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유로2020 포함 준우승만 3번 했다. 토트넘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으나 리버풀에 0-2로 졌고,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홈이나 다름없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홈 관중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도 유로2020에서 또 한 번 준우승에 머문 케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환상적인 토너먼트였고, (여기까지 온) 우리가 자랑스럽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고 열심히 싸워준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을 격려했지만 "승부차기에서 패배했을 때의 감정은 정말 최악이다. 지금은 아프다. 당분간은 아플 것 같다"며 애써 참았던 아쉬움을 끝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잘 알려진 대로 케인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으며, 토트넘은 케인을 붙잡기 위해 설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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