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가 숙소를 이탈해 술자리를 가졌던 선수 중 한 명으로 드러나면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7일 오승환이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추가 승선한다고 발표했다.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감독, 코칭스태프는 키움 투수 한현희가 대표팀에서 하차한 후 이날 추가 선발 선수를 의논한 끝에 오승환을 뽑기로 결정했다.

   
▲ 사진=더팩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야구가 금메달을 딸 때 주역으로 활약했다. 13년이 지나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오승환은 대표팀 맏형으로서 후배 투수진을 이끌면서 불펜의 한 축을 맡게 됐다. 

앞서 한현희는 16일 밤 키움 구단에 자필 사과문을 보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그는 kt와 수원 원정경기 도중 숙소를 이탈, 서울의 한 호텔을 찾아가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키움 소속 2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사과문에서 한현희는 "엄중한 시국에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구단과 리그 관계자, 동료 선수들 및 코치진에 사과하면서 "저는 올림픽에서 국민 여러분께 응원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 그래서 대표팀에서 물러난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 일정에도 지장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대표 사퇴의 뜻을 밝혔다.

또한 그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저의 지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팬들의 질책과 구단의 징계를 달게 받겠다고 했다.

   
▲ 한현희가 키움 구단에 보낸 자필 사과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한국 프로야구는 이른바 '코로나 스캔들'로 얼룩졌다. NC 다이노스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수면 위로 떠오른 스캔들이다. 선수 4명(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이 서울 원정 숙소 호텔방에서 외부인(여성 2명)과 술자리를 가졌다가 박민우를 제외한 3명이 외부인 2명과 함께 코로나에 감염됐던 것.

이로 인해 경기 취소가 잇따른 끝에 KBO리그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를 맞았고, 해당 선수 4명은 방역 수칙 위반과 품위 손상 등으로 7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NC 다이노스 구단에는 1억원의 제재금도 부과됐다. 도쿄올림픽 대표였던 박민우는 대표 사퇴를 했고 롯데 좌완 투수 김진욱이 대체 선발됐다.

NC 선수들이 다가 아니었다. 바로 그 호텔에서는 직전 원정을 다녀간 한화 선수 3명도 문제의 외부인 여성 2명과 접촉이 있었으며, 한현희 포함 키움 선수 2명도 은퇴한 선배의 연락을 받고 심야에 그 호텔로 찾아가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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