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한화·SK그룹 내 계열사, 플라스틱 재활용·수소사업·2차전지 관련 제품군 '경쟁력 강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석유화학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들여 국내 수소수요의 30%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수소 성장 로드맵(Every Step for H2)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청정수소 60만톤 생산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 △복합충전소 200기 구축 등을 통해 3조원의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탄소포집 활용·저장(CCU·CCS) 기술을 적용하는 등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화학BU는 이를 포함해 플라스틱 재활용과 모빌리티·배터리 및 안전소재 등 4개 신사업 영역에 9조원을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사진=롯데케미칼


LG화학도 2025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재생에너지소재·분리막·음극 바인더 등에 9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으로, 인수합병(M&A)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및 전략적 투자 30여건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양극재의 경우 오는 12월 구미에 공장을 착공하는 등 생산력을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늘리고, 1700톤 수준인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력도 2025년 3배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ISCC+ 인증을 받은 바이오-밸런스드 고흡수성수지(SAP)를 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에 공급하고, 올해 안으로 PBAT 생산설비를 착공하는 등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공략을 위한 토대를 다진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플라스틱의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도 높이는 등 순환경제 구축에도 나선다. 

SK그룹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울산에서 열분해 및 폐페트 해중합 방식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재활용하는 공장(도시유전)을 조성하기 위해 5년간 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종합화학은 국내 최대규모(약 16만㎡ 부지)로 추진되는 이번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사업을 포함해 처리능력을 2025년 90만톤, 2027년 250만톤까지 확대,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100%에 달하는 물량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4일 온라인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화학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삼성물산·삼성SDI가 보유했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 매수를 위해 1조원을 지출하는 등 수소사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한 바 있다. 이는 기존 가스터빈을 개조,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의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사업과 화석연료를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친환경 사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고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분해하는 자원순환 기술도 개발 중이다.

금호석유화학도 2560억을 투자해 NB라텍스 생산력을 71만톤에서 95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를 142만톤으로 늘리기 위한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합성고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 금호폴리켐 지분 50%도 인수한다.

자동차를 비롯한 전방산업 회복세가 예상되고, 글로벌 메이커들이 생산력 조정에 나서는 상황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금호미쓰이화학도 여수 MDI 공장 생산력을 20만톤 확대하기 위해 4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화학산업 진출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수소경제를 비롯한 메가트렌드를 공략하는 등 '슈퍼사이클' 이후에도 수익성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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