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모델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대우조선해양, WTIV 건조 예정…현대중공업, 그린수소 플랜트 구축 나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풍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로 다시금 눈을 돌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9.5MW급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하고, 노르웨이 선급 DNV로부터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이 부유체는 해상에서 발전기를 지지하는 철구조물(폰툰)을 없앤 디자인이 특징으로, 제작·운송·설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극한의 해상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동해에 부는 바람의 세기와 조류 및 수심 데이터 등을 설계에 반영하기도 했다.

   
▲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해상풍력 부유체 이미지/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독자모델 설계기불 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 3월 GIG토탈·쉘·에퀴노르·한국전력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서 모형 수조 테스트를 완료한 바 있다. 

또한 정부가 6GW 규모의 전력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등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사업비 6조원을 투입해 1GW 이상의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이후 시범 운영 등을 거쳐 확대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을 수주했으며, 2024년 3분기까지 모나코 에네티에 인도할 방침이다. 이 선박은 네덜란드 엔지니어링 업체 구스토MSC가 개발한 'NG-16000X' 디자인으로 건조되며, 1척의 추가 발주 옵션계약도 포함됐다.

이 선박은 14~15MW급 대형 발전기 5기를 싣고 운항 가능한 것으로, 7개의 추진장치와 GPS시스템을 이용해 위치를 잡는다. 이후 승강형 철제다리를 해저에 내려 고정시킨 뒤 2600톤급 크레인으로 수심 65m까지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발전기 용량이 10MW 이상으로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WTIV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NG-16000X’ 디자인 조감도/사진=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울산시·울산테크노파크·울산상공회의소·한국석유공사·SK가스·한국동서발전·세진중공업·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9개 지자체 및 산학연 기관과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2030년까지 1.2GW급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가동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현대중공업은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바닷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플랜트를 개발한다.

그린수소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부터 발생한 전기를 활용해 물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며,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지 않아 미래 친환경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탱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특정 선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신성장동력 발굴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탄소중립이라는 메가트렌드에서 업계의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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