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잘 나가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와르르 무너졌다. 최악의 피칭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

김광현은 2⅔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4피홈런) 2사사구 5실점으로 난조를 보여 조기 강판 당했다. 탈삼진은 하나도 없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88에서 3.31로 치솟았다.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였고, 최다 피홈런에 최다 실점으로 그야 말로 최악의 피칭 내용이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김광현이 초반 난타 당하며 많은 실점을 한 바람에 세인트루이스는 2-7로 졌고, 김광현은 패전투수를 면할 수 없었다. 최근 5연승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김광현은 시즌 6패째(6승)를 안았다. 7월 마지막 등판을 망쳐 유력해 보였던 '이달의 투수상' 수상 희망도 옅어졌다.

출발은 좋았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초 야디에르 몰리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 1-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회말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세 타자를 연속해서 중견수 플라이 처리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2회말 홈런포를 맞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프란밀 레예스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1사 후에는 오스카 메르카도에게 9구까지 간 끝에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후속타를 막긴 했지만 볼 스피드가 떨어지고 슬라이더도 예리하지 못해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3회초 세인트루이스가 딜런 칼슨의 솔로포로 다시 2-1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김광현이 3회말 와르르 무너졌다.

1사 후 어니 클레멘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세자르 에르난데스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2사 후에는 호세 라미레스, 프란밀 레예스에게 연속해서 솔로포를 맞았다. 순식간에 2-5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김광현이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맞은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었다.

김광현은 이어 해롤드 라미레스에게 잘 맞은 좌전 안타를 내줬고, 결국 강판을 피할 수 없었다. 3회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저스틴 밀러와 교체돼 물러났다.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클리블랜드에게 2점을 더 빼앗겼고,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한 채 2-7로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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