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재조합·바이러스벡터 후보물질 개발도
임상 속도 가장 빠른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연내 mRNA 백신 임상 1상 진입 목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백신 종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DNA 방식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유전자재조합, 바이러스벡터 4가지로 나뉜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을 개발 중이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하는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하면서 국내 개발 백신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물질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단백질을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독감, 자궁경부암, B형간염 등 지금까지 다양한 백신 제조법으로 사용되어온 기술이다. 현재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도 유전자재조합 방식에 해당한다.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은 DNA를 기반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GLS-5310' 임상 1/2a상 진행 중이며,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GX-19N'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인도 정부가 자이더스 캐딜라의 DNA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면서 해당 플랫폼 방식 백신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DNA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특정 부분의 단백질 또는 아미노산 중합체의 항원을  유전자 형태로 체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DNA 백신의 경우 여러 항원을 하나의 플라스미드 DNA에 삽입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대량 생산 및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방식인 mRNA 백신 개발에도 한창이다.

mRNA 백신 개발사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큐라티스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QTP104'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후보물질 'STP2104'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해당 후보물질의 항체 발현 및 세포 면역원성 시험을 완료했다. 에스티팜은 올해 전임상 시험을 마치고 내년 1상 시험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컨소시엄)'을 통해 생산, 유통될 예정이다. 에스티팜을 포함한 한미약품, GC녹십자는 지난 6월 백신 주권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차세대 mRNA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트라이링크는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고유의 벡터와 3세대 캐핑기술(클린캡)을 보유한 회사다. 트라이링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셀트리온에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해 공급하게 된다.

mRNA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을 기반으로 하는 '핵산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할 때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한다. 이 단백질이 인체 내 'ACE2' 수용체와 결합하면 바이러스 감염이 시작된다. 

mRNA 백신은 이와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 정보를 체내에 주입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게 아니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리드는 얀센과 같은 방식인 바이러스 벡터(아데노바이러스)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1'을 개발 중이다. 셀리드는 내달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국제백신연구소에서 받은 컨설팅을 바탕으로 이르면 10월 글로벌 임상 2b·3상 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벡터(운반체)에 끼워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아직 개발 극초기 단계다"며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지원이 있다면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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