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조직 출범·인재 채용·스타트업 발굴·지분 투자…2040년 글로벌 UAM 시장규모 1700조원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인공위성 등을 중심으로 항공·우주분야 시장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5매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인력 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으며, 서류심사와 온라인 인공지능(AI) 역량검사 및 면접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위성의 전자전기, UAM의 자율비행제어,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빅데이터 등 27개의 4차산업 기술 분야 인력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KAI는 앞서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위성간 융복합 솔루션 개발 등 우주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KAIST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ASTI)와 초소형 위성 및 에어 모빌리티 핵심기술 공동개발에 나선 바 있다.

   
▲ KAI가 개발을 주관 중인 500kg급 차세대 중형 위성2호./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5명이 탑승하고 400km를 이동 가능한 비행체를 개발하고, 수리온(KUH) 헬기 기반의 모델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UAM 관련 계획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는 2040년 1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시장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전기추진 수직이착륙 비행체(eVTOL) 모델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항공영상 분석업체 메이사 지분 20%도 인수했다. 위성 영상·발사 등 우주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메이사는 2D로 촬영된 영상을 3D로 전환하는 엔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글로벌 우주 서비스 시장은 2040년 300조원에 달하고, 이를 포함한 우주산업 규모는 지난해 500조원에서 2040년 126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도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는 그룹의 우주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쎄트렉아이가 참여하고 있다.

이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6개 정부 출연 연구소들과 우주현지자원활용(ISRU) 관련 협약을 맺었다. 달이나 화성을 비롯한 천체의 자원을 활용, 물·산소·태양전지·건축자재·발사체 연료 등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한화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손잡고 2025년까지 80억원을 들여 '저장성 이원추진제 추력기'를 개발하는 등 100% 해외에 의존하던 인공위성 핵심기술 국산화에 나섰다. 추력기는 지구의 중력 및 다른 행성의 인력 등에 대응해 위성의 궤도 수정과 자세 제어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이원추진체는 연료-산화제를 각기 다른 탱크에 저장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

   
▲ 원웹 발사 로켓 개념도/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밀리테크(군사기술) 스타트업 9곳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개발 및 상생도 모색하는 중으로, 무인자율·UAM·AI 등의 기술을 접목한 유·무인 복합체계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00여명의 경력사원도 확충하기로 했다. UAM의 경우 항행·관제 인프라 및 유·무인 에어모빌리티 체계 설계, 위성분야에서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초소형 위성 안테나 설계 △위성통신 네트워크 설계 △위성 SAR 영상처리 알고리즘 등의 분야에서 활약할 인재를 찾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진출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최적 속도 틸트로터(OSTR) 특허기술을 보유한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도 공동개발 중이다.

2040년 670조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우주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원웹에 34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원웹은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한 회사로,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34기를 우주로 보내는 등 지금까지 288기를 안착시켰다. 또한 내년까지 648기를 발사할 예정으로, 한화시스템은 영국 정부·인도 바르티·프랑스 유텔샛·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 소형위성 1호/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도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중국·인도·일본에 이어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는 고도 3만6000km에서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지구동기궤도 위성 5기 등 8기로 구성된 것으로, 기존 GPS 보다 정밀한 cm급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UAM·드론·자율주행 등의 분야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2006년부터 위성항법 핵심기술 개발에 돌입했으며, 현재 실용위성급 영상레이더(SAR) 탑재체 개발도 앞두고 있다. 경북대·항우연·AI 양재 허브·금오공대 등 산학연과 손잡고 기술 역량도 끌어올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바뀌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 등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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