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삼성디스플레이·발전공기업 0%대…SK㈜ 1.5%·삼성전자 3.2%·현대자동차 '0'
   
▲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사진=구자근 의원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한국형 RE100(K-RE100)'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실제 성과가 미미할 뿐더러 기업경영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녹색프리미엄'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1441GWh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총 입찰물량 대비 4.6% 수준에 머문 것으로,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평균 2% 수준의 이행률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이행률이 0.1%로 가장 낮았고, 그룹사 가입을 주도한 SK㈜도 1.5%에 그쳤다. 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사용량 대비 계약물량이 115.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3.2%·0.1%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RE100 참여 선언을 했으나, K-RE100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사용량 대비 0.5%(1683MWh)를 계약하는 등 발전공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사회사들도 0.06~0.49% 수준에 머문 것이다.

구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6월 'RE100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K-RE100은 전력소비량이 많은 대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써야한다는 취지로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전혀 참여하지 못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같은 상황은 나머지 이행물량을 중소기업으로 전가시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RE100이 그간 낮은 전기료로 손실을 입은 한전에게 합법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덧붙였다. 녹색프리미엄제도에 따르면 한전의 계획 물량(3만146GWh)을 최저가인 kWh당 10원으로 판매할 경우 연간 3000억원, 최고가로 계약한 넥센타이어를 기준으로 하면 9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구 의원은 "마련된 재원은 전담기관인 에너지공단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된다"면서 "산업계 전부를 포함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고, 전기사업법 통과 이후에도 한전을 통한 사업추진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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