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달러 들여 미 조지아주에 생산거점 건설…1만2000㎡ 규모·2023년 양산 목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C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글라스 기판의 상업화에 나선다. 글라스 기판은 컴퓨터 칩세트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징 분야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미래형 소재다.

SKC는 이사회를 열고 미국 조지아주 SKC inc. 부지에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 생산거점을 건설하기로 하고, 기술가치 7000만달러 등 총 8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2023년까지 1만2000㎡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해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글라스 기판을 적용하면 패키지 두께가 절반으로 줄고 전력사용량도 절반으로 감소할 뿐더러 데이터 처리량이 개선되면서 데이터센터 면적도 축소할 수 있다. 이미 시제품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기술 인증을 받았다.

   
▲ SKC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기판을 적용한 패키징 모습/사진=SKC

일반적으로 CPU·GPU·메모리 등 반도체는 여러 MLCC와 함께 기판에 하나의 부품으로 패키징된 뒤, PCB로 연결된다. 지금까지는 플라스틱 기판이 널리 쓰였으나, 고르지 못한 표면 때문에 미세화를 거듭하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으로는 한계를 보였다. 이에 표면이 매끈한 실리콘을 중간기판(인터포저)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개발됐다.

다만, 이 방식은 글라스 기판과 비교하면 효율이 낮고 용도가 제한적이다. 중간기판 때문에 패키지가 두꺼워지면서 모바일 용도로 사용하기가 어렵고, 반도체 칩과 PCB 사이의 거리가 증가해 전력 소모량도 크기 때문이다. 원형으로 된 실리콘에서 고성능 구현에 필요한 대면적 사각기판을 경제적으로 생산하기도 어렵다.

SKC 글라스 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사각패널을 대면적으로 만들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징 미세화 및 대형화 추세에 대응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중간기판이 필요 없어 모바일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기판 표면에 설치해야 했던 MLCC를 기판 내부에 넣고 표면에 더 큰 CPU·GPU를 장착하고 더 많은 메모리를 넣을 수도 있어 고성능에 유리하다.

SKC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산 7만2000㎡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서버 등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패키징 시장이 급성장하는 영향으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지난해 35억달러에서 2025년 9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칩 설계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패키징 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글로벌 반도체 소재업계와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여러 파트너와 사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고성능 반도체가 쓰이는 산업 전반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기여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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