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 957억원…발전소 매각·원가 부담 전가 등에 힘입어 4분기 수익성 회복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 회복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이는 금융·건설·태양광사업 등의 계열사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보험영업수익과 투자수익을 시현했음에도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변액보험준비금 약 132억원을 적립, 실적이 축소됐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사업장 공사 중단, 한화큐셀은 원자재값 강세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 독일 브란덴부르크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사진=한화큐셀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4분기 실적은 3분기 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과 석유화학·건설 등 비금융부문 수익성이 확대 또는 유지되겠으나, 금융계열사의 부진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특히 3분기 1874억원을 기록했던 한화솔루션의 경우 4분기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전체 실적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중 케미칼부문은 폴리염화비닐(PVC)와 가성소다를 비롯한 제품군이 실적 향상을 견인하고, 중국발 공급 병목현상의 수혜도 입을 전망이다.

4분기에도 중국 공장들이 전력난을 비롯한 문제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데 애를 먹으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수급이 빠듯하게 형성되는 등 케미칼부문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언급됐다.

업계는 태양광 등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큐셀부문의 반등폭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은 3분기 95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폴리실리콘·웨이퍼값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미국발 물류대란으로 수출 등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을 자제한 점도 수익성 회복을 저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유럽·한국을 비롯한 주요 태양광 시장 내 지위를 유지하는 중으로, 4분기부터 원가 상승을 점진적으로 모듈에 전가하는 등 수익성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화큐셀은 판매단가를 10% 가량 인상하는 등 4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를 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황으로, 연말을 전후로 판매량도 늘어나는 등 적자를 600억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임 상승 등으로 '무실점 세이브'는 어렵지만, 수익성 개선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사진=한화그룹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및 매각도 향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큐셀은 스페인에서 50MW급 발전소를 건설했으며, 독일 베를린에서도 4.4GW 규모의 발전소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태양광 도시 계획'에 참여했다. 

'큐피크 듀오 G11' 등의 모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한화큐셀은 고출력 제품 생산을 위해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으로, 앞서 충북 진천·음성에서 단행된 것을 합하면 누적 국내 투자는 3조원 규모로 높아지게 된다.

말레이시아·미국·중국 등에서도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중으로, 기존 실리콘셀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아서 만드는 탠덤셀 연구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장파장 빛을 흡수, 이론한계효율(44%)을 기존 대비 15%포인트 가량 높은 전해졌다. 이를 적용하면 국내 설비 케파가 4.3GW에서 7.6GW로 확대되는 등 효율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의 매출인식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발전사업 수주량 15GW 중 매출로 인식된 부분은 0.5GW 뿐"이라며 "프로젝트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는데 통상 1~3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2~6GW(약 3~4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