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21 ESG 평가 결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명성)경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폭 강화하는 분위기다. 그 결과 올해 전 부문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지난해 2곳에서 9곳으로 4배 이상 늘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해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일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에스티팜, 종근당, 한독으로 모두 9곳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대상 기업들의 각종 지표 및 활동 내역 등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세 가지 항목에서 평가해 그 결과를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등급으로 나타낸다. 세가지 항목 평가의 평균 점수가 ESG 등급이다.

일동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ESG 경영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A등급을 받은 회사는 일동제약과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일동제약은 그간 친환경적인 기업활동 추진, 건전한 기업문화와 노사관계 구축,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주주 친화 정책 등을 펼치면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미약품은2017년 업계 최초로 CSR위원회를, 2019년에는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한미약품의 CSR위원회에선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물질을 감축시키고 보다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한미약품은 하도급 거래 내부 심의위원회를 두고 불공정거래 방지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A등급을 획득했다. 사회책임경영 부문은 A+,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B+등급 대비 상향된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진행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에선 환경과 지배구조 측면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회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했으며 사업장 내 LED조명 설치 및 전기차 도입 등으로 에너지 절감에 힘썼다. 

또 글로벌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와 금융감독원의 기후환경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청소년 교육 및 장학 지원, 소외계층 의료 및 보육 지원 등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쳤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높은 ESG경영 등급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도 그럴 게 국내 기업 대부분이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다가 신약 개발에 매진하며 약품을 다루는 특성 상 ESG 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겪은 이후 비재무적 체계도 강화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을 겪으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도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위한 ESG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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