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휘발유 164원·경유 116원·LPG부탄 40원 인하 예정…"사전 재고관리 진행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의결된 것을 두고 주유소업계가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 고유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가 20% 인하됨에 따라 휘발유 공급가격은 리터당 164원 낮아질 전망이다.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부탄도 각각 116원·40원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조치가 본격적으로 현장에 반영될 경우 휘발유값은 1624.0원, 경유값은 1469.1원 안팎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기름값이 9월 셋째주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유소 판매가격은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사진=현대오일뱅크

이와 관련해 협회는 "지난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고 회원사들에게 유류세 인하분을 주유소 기름값에 즉시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500여개 석유대리점과 1만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주유소협회도 성명을 통해 "주유소도 카드가맹점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가 가뭄에 단비 같은 정책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정유사로부터 제품을 공급 받는 시기가 기름값 하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와 정유사로부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조할 것을 약속 받은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벌어질 것 같지 않다"면서 "사전에 재고관리도 진행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인하 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유소가 유류세 인하 전에 공급 받은 재고물량을 소진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즉시 인하는 힘들 것"이라며 "일반 주유소들은 정유사 직영 또는 알뜰주유소처럼 즉시 인하분을 반영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대한석유협회도 "국내 정유사들이 12일부터 세금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직영 주유소에 공급하고, 일반주유소 등 유통망에도 제품을 적시에 고급하는 등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라는 강조했다.


   
▲ 파주 운정드림주유소·충전소/사진=에쓰오일

업계는 내년 4월말까지 유류세가 인하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감소하겠으나, 유류세 자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하가 역대 최고 수준의 하락인 것은 맞지만, 기름값의 절반 이상(약 56%)을 세금이 차지하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인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이달말 하순으로 예상된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세금을 연장하면서 정부가 국민부담 경감을 논하는 것도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류세는 기름 소비 감축 등을 목적으로 휘발유·경유·등유 등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 뿐만 아니라 △주행세(교통세의 26%) △교육세(교통세의 15%) △판매부과금 △부가가치세(10%) △개별소비세 △관세 등이 책정됐다. 

이 중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교통세는 각각 529원·375원으로, 자동차용 부탄 등 일부 연료의 경우 판매부과금이 추가로 붙는다. 또한 석유수입관세는 수입가격의 3%, 석유수입부과금은 16원이지만,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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