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여론조사 23건서 50%대 난공불락…'정권 유지' 30%중반 고착
핵심지지 유지하면서 중도·부동층 공략 집중…TV토론서 유능함 부각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권 유지, 재창출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정권 교체 여론이 계속해서 50%대를 보이며 난공불락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30%중반대 박스권에 갇힌 배경이기도 하다.

본보가 올해 1월 실시된 여론조사 중 '정권 교체' 여부를 물어본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25건을 전수 조사해본 결과, 일명 정권교체론을 지지하거나 정권유지론을 지지하는 양 유권자 집단 간의 격차는 평균 17.0%에 달했다. 표준편차(4.67%p)를 감안하더라도 따라잡기 힘든 수치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월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초청 과학기술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하던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문제는 관련 지표들 모두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달 들어 나온 여론조사 결과 중 이재명 후보의 대선 지지도, 정권유지에 찬성하는 응답자율, 집권여당 민주당 지지층의 비율을 비교해보면 같은 추세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이 그래프는 2022년 1월 2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정권 교체' 여부를 물어본 25건의 조사결과 일부를 발췌해 정리한 것이다. 조사기간 순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파란색)-정권유지 지지층 비율(주황색)-민주당 지지층(회색) 비율이 그려져 있다. /그래프=미디어펜

정권교체론의 벽은 예상대로 높았다. 여론조사 25건에서 산출된 정권교체 지지율은 평균 54.0%(표준편차 3.3%p)였고, 최고 59.6%에 달했다.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도가 대체적으로 낮게 나오고 그만큼 부동층이 높게 나오는 2건의 조사에서만 각각 45.0%(1월 10~12일 조사)·49.5%(1월 3~4일 조사)로 나왔을 정도다. 나머지 23건의 조사에서는 전부 50%대였다.

정권교체와 정권유지 양측 지지율의 격차로 넘어가도 마찬가지다. 위 2건의 조사에서만 3.0%p 및 9.2%p의 격차가 났을 뿐, 나머지 23건에서는 최저 13.8%p에서 최대 24.8%p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20%p 이상 격차가 난 여론조사도 7건이다. 이 후보가 부정하기 힘든 '벽'인 셈이다.

   
▲ 이 표는 2022년 1월 2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정권 교체' 여부를 물어본 25건을 조사기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각 조사방법은 ARS 및 전화면접 비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각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 후보는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유지하면서 중도·부동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 실정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거리를 두고 상당히 전향적인 공약을 제시한 것을 비롯해, 2030 청년층·여성·노동자·노년층·가상화폐·탈모 등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생활밀착' 맞춤형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 승패를 가를 남아있는 변수로 TV토론과 야권 단일화 움직임을 꼽고 있다.

야권 단일화는 이 후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변수로 이를 제외하면, 향후 TV토론에서 자신의 유능함을 부각시키는 것이 이 후보의 승부수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0일 본보 취재에 "상대방(윤석열 후보)은 자꾸 40%대 초반을 짚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40%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내부 위기감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우상향하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다시 치열한 초접전 상태로 들어갔다"며 "매일매일 계층별 집단별 분야별 공약을 제안하면서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중도 유권자들 마음을 돌려놓는 방법 밖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다만 우리 후보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해온 실적과 실력, 정책 실현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라며 "그것이 조만간 있을 TV토론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오리라 본다. 전국의 유권자들이 보는 앞에서 윤 후보를 이기리라 본다"며 자신했다.

총무본부장으로서 선대위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진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저부터 캠프에서 숙박하며 더 빠르고 치열하고 절박하게 뛰겠다"면서 여의도 당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단 48일 남았다. 이 후보가 남아있는 기간 동안 중도 부동층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지, 정권 유지 여론을 상승세로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대선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