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지지율, 민주당 지지율 범위 못 벗어나 중도·부동층 공략 절실
부동산 공약 수정 및 여성·청년·근로자 생활밀착형 정책에 집중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본보가 이번달 시행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41건 중 '계속 지지할지' 여부를 물어본 19건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9건의 여론조사 중 무려 13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오차범위 밖 우세 7건·오차범위 내 6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5건에서 1위로 집계됐다(오차범위 밖 우세 1건·오차범위 내 4건). 나머지 1건에서는 양 후보가 동률이다.

'계속 지지할지' 여부는 지지층의 충성도를 대표하는 지표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기존 지지도가 견고하게 유지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만 이 19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0%대라는 일종의 박스권에 갇혀 있기도 하다.

실제로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포함) 지지도와 이 후보의 대선 지지도를 비교해 보면,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4.7~4.8% 포인트 차이를 낸 여론조사 2건 또한 민주당 지지도가 29%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후보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을 뿐이다.

결국 이 후보 입장에서는 자당 지지율을 비롯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부동층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중도·부동층 공략을 위해 최근 들어 부동산 공약을 문재인 정부 기조와 다르게 가져가는 등 대거 수정하고 나섰다.

   
▲ 이 표는 2022년 1월 2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각 후보 지지자의 충성도(결집도)를 물어본 19건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각 조사방법은 ARS 및 전화면접 비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각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지난 14일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주거지역 신설을 골자로 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운데 이어, 주민들 고통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실용성에 방점을 두었다.

또한 실수요자와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최대한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임기 내에 '25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을 확답했을 정도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적용의 경우, 일시적-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이 후보는 여성·청년·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생활밀착형 정책 제시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급진적 공약을 내놓으면서 20대 남성들의 표 결집을 유도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 대항해 이 후보는 직종·세대별 핀셋 공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구체적으로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시리즈를 통해 2030대 남성을 겨냥한 탈모 건강보험 지원 확대가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타투 시술 합법화, 1000만원 내외의 금액을 장기·저금리로 빌려주겠다는 기본대출 공약, 법정 최고금리 최저 11.3%까지 추가 인하, 간호사 인력 수급 및 근무환경 개선, 노동시장의 임금차별 개선을 위한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육아휴직 급여액 현실화 등을 꾸준히 제안해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9일 본보 취재에 "지지층 결집에 있어서 이재명 후보가 가장 우세한건 사실이지만, 이것도 지지율이 더 나와줘야 의미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이 후보는 연령이나 직종, 세대 및 계층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공약은 완전히 배제하고 갈등 조정과 공동체 통합에 맞춘 공약을 계속해서 내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발적인 화제성 이슈보다는 실천과 일에 능한 대통령, 서민이냐 아니냐 약자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 모두에게 일 잘하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더 포괄적으로 국민들이 더 수혜를 많이 입는 방향으로 향후의 공약을 최대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일(3월 9일)까지는 정확히 7주 남았다. 두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이 후보가 중도·부동층 표심 공략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