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셀트리온·동방에프티엘, 치료제 생산 나서
"국제 시장서 의약품 제조·생산 역량 인정 받은 결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먹는 치료제까지 생산하면서 글로벌 생산 기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19 조기 검사를 위해 서울 용산구의 선별진료소로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방에프티엘은 국제의약품특허풀(MPP)로부터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제품명 라게브리오) 복제약 생산 기업으로 선정됐다. 

세 기업은 머크로부터 라게브리오 제조 노하우를 공유 받아 복제약 생산에 나서며 생산된 물량은 105개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된다. 특허 사용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종식 선언때까지 면제된다.

한미약품은 세 기업 중 유일하게 먹는약 치료제의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생산한다. 료의약품 전문기업 한미정밀화학(한미약품 계열사)은 라게브리오 원료 생산에 바로 착수하며, 생산된 원료는 경기도 팔탄에 위치한 한미약품 스마트플랜트로 옮겨져 완제의약품 생산에 투입된다. 

셀트리온은 라게브리오 완제의약품 생산에 나선다. 셀트리온제약에서 완제의약품 개발·생산을 맡고 해외 공급은 셀트리온이 담당한다. 셀트리온제약은 연내 제품 개발을 완료할 목표로 제형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생동성시험과 허가 등 상업화 작업을 거친 후 청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동방에프티엘은 라게브리오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선다. 이 회사는 경기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 원료의약품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역시 이곳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보다 인류애를 우선시하는 제약사의 소명을 따르고자 이번 사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동방에프티엘은 1990년 동방합성화학으로 시작한 기업으로 일양약품의 창업주 고 정형식 회장의 차남 정영준 회장(36.6%)이 최대 주주로 있다. 

국내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제약사 릴리와 GKS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 복합제 '이부실드'를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치료제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다국적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참여도 활발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의 원액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제조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완제의약품 생산을 맡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캐딜라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자이더스와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국내 바이오기업 엔지켐생명과학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 방식이다.

백신과 치료제 생산 기지로 급부상한 데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 속에서 우수한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치료제까지 공급하는 축을 이루게됐다"며 "이는 국제 시장 속에서 의약품 제조 및 생산 역량을 인정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MPP는 UN이 지원하는 비영리 의료 단체로, 지난해 10월 머크와 몰누피라비르 특허사용권 제공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공급 효율성을 높이고 코로나19 종식에 힘을 보태자는 취지에서 체결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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