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은 편파판정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봤지만 의젓했다. 그리고 당당했다. 어떤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대헌은 지난 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심판이 납득 안되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3위를 달리던 황대헌은 앞서가던 중국 선수 2명을 코너에서 기가 막힌 인코스 공략을 해 가뿐하게 한꺼번에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고, 그대로 1위를 차지했다. 어떤 신체 접촉도 없었지만 심판은 '접촉을 유발하는 늦은 레인 변경'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실격 판정을 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또 다른 준결승에 출전한 이준서 역시 2위로 들어오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당했다. 황대헌과 이준서가 오심으로 빠진 자리는 중국 선수들로 채워졌다. 결승전에서도 비슷한 일은 되풀이됐다. 헝가리 선수가 1등으로 골인하고도 또 실격 당해 중국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갔다.

전세계 여론이 개최국 중국에 대한 편파판정 논란으로 들끓고 있지만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를 지켜본 스포츠 팬들의 허탈감이나 분노가 컸다. 그래도 누구보다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을 사람은 피해 당사자인 황대헌 등 선수들일 것이다.

   
▲ 사진=황대헌 인스타그램


하지만 황대헌은 좌절감 대신 의지를 불태웠다. 이 경기 후 그는 자신의 개인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남긴 명언으로 자신의 심경을 대신했다.

황대헌은 조던의 어록 가운데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에 부딪힌다고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라. 어떻게 벽을 오를지 뚫고 나갈지 또는 돌아갈지 생각하라"는 말을 되새겼다.

편파판정이라는 장애물을 만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뚫고 나가거나 넘어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황대헌은 9일 1500m에 출전하고 앞으로 500m와 남자계주 5000m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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