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괄상임선대위원장 맡은 후 첫 이벤트…호남 표심 중심 지지층 복원 여부 '촉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9일 직접 사과하고 나섰다. '경합 열세'로 꼽히던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이날을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습니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이날 사과 발언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월 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갑질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식 사과가 최근 2주간 열세에 놓여 있던 이 후보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과의 계기는 이낙연 전 당대표의 등판이다.

앞서 이 후보의 간곡한 요청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저희는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안다"며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리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국민께 걱정 드린 잘못들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며 "그 잘못들이 오히려 약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김 씨의 잘못 인정과 사과를 염두에 둔 공식적인 언급으로 읽힌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에게 기회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대선까지의 기간은 짧지만, 그러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월 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갑질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한 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씨의 이날 공식 사과는 결국 이 위원장이 이날부터 선거 총괄을 맡아 전면에 나서면서 생긴 첫 이벤트로 꼽힌다.

향후 이로 인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표심 결집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김 씨의 사과를 이 후보 기존 지지자들이 받아들이고 표 결집의 불씨로 삼느냐 여부다. 이번 사과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기 힘들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본보 취재에 "지지율을 발목 잡던 리스크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다만 하루 이틀 사이 여론이 크게 요동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김 씨의 사과가 진심이라는 것이고, 어떤 수사 결과든 법적으로 책임 질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후보 배우자 리스크와 그 궤를 달리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단 28일 남았다.

이 후보가 이날을 계기로 재차 상승세를 탈지 주목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월 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갑질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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