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0일 서울 종로에 '최재형'으로 전략공천
'친문→반문' 상징 최재형-윤석열…러닝메이트로 부상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민의힘이 지난 10일 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서울 종로에 전략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함께 정권 초기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었지만, ‘반문’ 인사로 낙인찍히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전략공천 지역인 종로에 최 전 원장을 공천하기로 했다. 지상욱 공관위원은 최 전 원장 전략공천에 대해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고, 원팀을 이루는 의미”라며 “대쪽 감사원장으로 공정의 상징성을 가진 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 방침을 밝힌 지역이어서 최 전 원장의 원내 입성은 무탈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문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반문’ 인사가 된 최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러닝메이트가 돼 정권 교체의 최전방에 서게 됐다.

최 전 감사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시절,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으로 진행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해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삐걱 거리게 됐다.

이후 최 전 원장은 지난해 6월 감사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 대선 경선에 참여했지만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저녁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서울 종로에 전략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함께 정권 초기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었지만, ‘반문’ 인사로 낙인찍히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사진은 윤 후보와, 최 전 감사원장이 2021년 9월 1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정권의 정치공작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만난 모습. /사진=윤석열 대선후보 측 제공

최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문재인의 사람’에서  ‘정권 교체’를 외치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오르게 된 윤석열 후보는 최근까지도 문 대통령 측과 날을 세우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이른바 ‘적폐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 됐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맞서게 됐다.

문 정부 쪽에서 윤 후보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일부 법무부‧검찰 간부들은 ‘윤 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꾸려 조 전 장관에 대한 우호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2020년 1월에는 윤 후보의 측근들이 대거 좌천되는 일도 벌어졌다.

윤 후보가 취임 후 ‘조국 수사’를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모두 문 정부 측에 불리한 수사였지만, 이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후보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행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에 대한 압박은 계속 됐다. 결국 윤 후보는 2021년 3월 5일 검찰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했고, 같은 해 11월 5일,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윤석열을 키운 건 문재인 정부’라고 평가가 나온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종로 지역 공천 결정 직후 최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부탁드린다. 잘해봅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의 사람’에서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선 두 사람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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