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2024년, 1000만대 돌파 가능성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에 현대차‧기아 역시 목표 재조정 전망
3월 2~3일, 전기차 포함 중장기 전략 발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완성차 업계의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기존 전기차 전환목표를 상향조정하게 될 것인지가 관심을 끈다. 

전기차 판매대수 목표를 높여 잡거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의 출시스케줄을 앞당기는 전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계획은 다음달 열리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 현대자동차가 지난 IAA 모빌리티 2021에 전시한 아이오닉6의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 /사진=현대차 제공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다음달 2일과 3일 연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전동화 전략을 포함한 중장기 사업 전략 및 재무 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년간은 연말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해 왔고, 기아는 한두 달 가량 간격을 두고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지만 올해는 평시보다 다소 늦은 시기로 나란히 잡았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2021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동화 전략 관련 세부 목표는 3월 초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중장기 사업 전략 공개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보다 한층 공격적인 전동화 목표를 수립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년간 시장 여건이 많이 바뀐 데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들의 시장에서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싱크탱크인 HMG경영연구원은 올해 초 공개한 '글로벌 자동차시장 2021년 결산 및 2022년 전망' 자료를 통해 세계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 규모가 지난해 466만대에서 올해 682만대로 46.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다시 26.9% 증가해 865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HMG경영연구원이 지난해 초 예상한 2021년 235만대, 2022년 322만대에 비해 연도별로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업계 예상치를 월등히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2024년에도 20%대 성장률이 유지될 경우 연간 전기차 1000만대 시대가 열리게 된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같은 연 9000만대 규모를 회복한다고 해도 전기차 점유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대응도 한결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12월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및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12개 이상의 모델을 출시해 연간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40년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도 밝혔다.

각국의 내연기관 퇴출 스케줄을 감안할 때 전기차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할 것으로 보이는 2040년에 최대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전기차 1000만대 시대에서부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2025년 56만대'보다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더 높여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차의 자신감이 한층 고조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판매 시기가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 글로벌 시장에서 6만7000여대(내수 2만3000대, 수출4만4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반도체 수급난 등의 변수 없이 공급이 충분히 이뤄졌더라면 10만대 돌파도 문제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2021년을 빛낸 그린카' 특별관에는 기아 EV6,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A, 제네시스 GV60, 등도 전시됐다. /사진=미디어펜

올해는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제네시스 GV60의 글로벌 판매도 본격화되고 고성능 세단 아이오닉 6도 현대차 브랜드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로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대형 SUV 기반의 아이오닉 7도 출시된다.

여기에 제네시스 G80 및 GV80 등 기존 내연기관차의 파생 모델들까지 속속 합류할 경우 기존 전기차 판매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여지가 높다.

기아 역시 지난해 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2030년 전기차 88만대 판매'라는 장기 목표를 좀 더 공격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시 기아는 중기 전기차 판매 목표를 발표하진 않았으나 지난해 출시된 EV6의 성공적인 론칭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차에 필적하는 중기 목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지난해 3만2000여대(내수 1만1000대, 수출 2만1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8월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아이오닉 5 못지않은 성적표다.

여기에 기존 기아 전기차 판매의 주력을 담당하고 있는 니로 EV가 2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올해 중 합류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대형 SUV 기반의 전용 전기차 EV9이 출시된다.

이후 2026년까지 준중형 및 중형 세단, 소형 CUV 등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7종의 전용 전기차와 4종의 파생 전기차 등 총 11종의 전기차를 내놓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4년 내에 현대차와 기아 도합 100만대를 상회하는 판매목표를 수립해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높고 빠른속도로 저변확대 되며 업계의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시장의 내연기관 퇴출 스케줄도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스케줄 변화는 필수가 됐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