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자신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 시켜줬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긴급하게 유세도 중단한 채 기자회견을 자처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가 결렬된 것과 관련한 협상 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안철수 측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석열 측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고는 단일화 결렬을 책임을 자신들에게 씌우려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는 취지다. 

국민의당 이태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7일 윤석열 후보가 공개한 단일화 관련 물밑 협상 내용에 대해 "전권 협상대리인이 아닌 선대본부장 차원에서 윤 후보 측의 진정성을 확인하고자 만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가 전권을 지닌 사람들끼리 전날 단일화 협상을 했다는 말에 대해 협상 자체의 성격에 대해 격을 내려 규정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 관련 의견들이 오가면서 윤 후보 측이 구상하고 제시하는 단일화 방향과 내용이 상호 신뢰를 담보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봤기에 오늘 아침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을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실무 차원에서 윤 후보 측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단일화 불발의 배경에는 양측간 신뢰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오늘 (윤 후보의) 회견으로 자신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 시켜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모든 것을 자신들의 변명과 입맛에 맞추어 일방적으로 까발리는 것을 보면서, 윤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여러 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최종 판단이 맞았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이제 열흘 밖에 남지 않은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측은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전남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안철수 후보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아침에 전해온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게, 다"라고 단일화 결렬에 대해 못박았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협상 전말을 공개한 것에 대해 "전권 대사(대리인) 개념이 없다"며 담판 성격의 회담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총괄본부장과 장제원 의원의 만남은 의사 타진에 불과했을 뿐 전권 협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