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가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없게 됐다. 월드컵뿐 아니라 모든 국제 축구대회에서 러시아는 퇴출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축구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물론 러시아 프로 클럽의 FIFA 및 UEFA 주관 대회 참가를 무기한 정지시킨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대표팀은 현재 진행 중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나설 수 없게 돼 카타르행이 무산됐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폴란드와 맞붙고, 여기서 이길 경우 스웨덴-체코전 승자와 월드컵 티켓을 다툴 예정이었다. 

   
▲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7월 잉글랜드에서 개최되는 유럽선수권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출전할 수 없게 됐다.

UEFA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해 있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자동 탈락이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지난주 16강 대진 추첨 결과 RB 라이프치히(독일)와 만나게 됐다. 하지만 출전이 금지됨으로써 라이프치히는 부전승으로 8강에 진출한다.

UEFA는 최대 후원사였던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후원 계약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UEFA는 매년 가즈프롬으로부터 4000만 유로(약 535억원)를 후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의지를 밝힌 것이다.

FIFA와 UEFA의 이같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여론의 영향이 컸다. FIFA는 불과 하루 전 러시아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 경기가 열리지 못하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지역에서 무관중으로 치르고, 러시아는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를 명칭으로 써야 하고, 국기·국가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제재는 러시아의 국제대회 출전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여론의 반발이 거셌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서방이 똘똘 뭉쳐 강력한 경제 제재 등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FIFA가 너무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FIFA는 '러시아 축구 퇴출'이라는 보다 강경한 제재를 결정했다.

UEFA 역시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프랑스 파리로 옮겼고, 러시아에서 유로파리그 등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역시 여론의 압박으로 최고 수준의 제재 및 후원사 러시아 기업과 손절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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