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윤석열-안철수 오찬회동서 논의…안, 인수위원장 이어 초대 총리로 거론
부위원장 권영세·대변인 김은혜 '유력'…새 정부 방향 정할 특위·TF·인수위원 구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운영 스케치를 짜게 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구성에 속도를 낸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인수위원장직 등 인수위 및 통합정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피해 극복 등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다. 5년 만의 정권교체, 10년 만의 인수위 출범을 계기로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3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인수위 출범 시기는 과거에 비해 최대한 앞당겨진다. 인수위 규모는 200명 안팎 수준으로 관측된다. 2007년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 당시엔 180여명이었고, 2012년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는 100여명 규모였다.

'윤석열 인수위'는 현행법상 인수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각 분야별 인수위원 24명으로 구성된다. 실무진까지 더하면 최소 150명에서 240여명까지 늘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주말까지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인수위 대변인 등 주요 인선을 마친다는 복안이다. 인수위원 24명은 2주 내로 인사 검증을 마치고 3월 마지막 주부터 인수위가 가동될 전망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 윤 당선인의 인사 첫 밑그림이 이번 인수위 구성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인수위원장으로, 안철수 대표가 유력하다.

실제로 지난 3일 안 대표와의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은 '인수위원회에서부터 공동정부를 논의한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 외에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성낙인 전 서울대학교 총장,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선대위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측과 안 대표 측이 물밑 논의를 통해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직을 맡는 방안을 비롯한 인수위 전체 구성에 대해 긴밀히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인수위에서 인수위원장을 맡은 후, 윤석열 정부가 5월 출범하면 초대 국무총리 등 입각하는 것이 최선의 카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안 대표에게 인수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 내 과학기술 관련 위원회를 맡아 함께 이끄는 방안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5일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을 비공개로 갖고 '차기 정부에서 행정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국무총리를 맡고 싶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직자들 환호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인수위 실무를 관장할 부위원장에는 권영세 의원(총괄선대본부장)이 꼽힌다. 권 의원은 10일 대선 승리 직후 당 사무총장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수위 부위원장설에 힘이 실린다.

인수위 대변인에는 선대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이 유력하다. 김 의원은 MBC 앵커 출신으로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윤 당선인은 대언론 소통 차원에서 당선인 대변인과 인수위 대변인을 나눠서 임명할 방침인데, 공보단 투톱으로 꼽히는 김 의원과 이양수 의원(수석대변인)이 주로 거론된다.

이 외에 인수위의 대언론 분과위원장으로는 로펌 김앤장 출신으로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씨를 보좌한 최지현 변호사(수석부대변인), 매일경제 기자 출신으로 쿠팡 커뮤니케이션 총괄부사장이었던 김영태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장, 윤 당선인 유세 현장을 밀착수행한 전주혜 의원(대변인) 등이 꼽힌다.

국내 주요 과제로 꼽히는 '민생 살리기'에 나설 인수위의 경제라인으로는 윤 당선인의 경제정책 책사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최우선 거론된다. 또한 선대위 강석훈 정책실장은 인수위 요직을 거쳐 경제부총리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는 현 원내 수석부대표인 추경호 의원, 류성걸·송언석 의원,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 임종룔 전 금융위원장도 거론된다.

   
▲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선대위 해단식에서 제20대 대통령 당선증을 받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 당선인은 첫 인사로, 비서실장에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을 임명했다. 장 의원 외에 '윤핵관 3인방'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또는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윤핵관인 윤한홍 의원은 당-청 가교 역할을 맡을 원내 핵심 당직을 맡을 것으로 거론된다.

장 의원은 10일 윤 당선인에게 인수위 인선 및 조직 구성에 대한 1차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선인 비서실은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내 조직의 큰 줄기는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로 양분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이와 관련해 "코로나와 관련된 문제, 경제 문제, 방역 문제, 보건 문제, 의료 문제를 전부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 대응 특위 및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 등이 설치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11일 본보의 취재에 "여소야대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이 안철수 대표를 초대 총리로 지명한다면 국민의힘이 반대할 이유가 없고, 민주당이 앞서 강력히 내세웠던 통합정부에도 꼭 맞는건 안철수 대표"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선택이지만, 이날 오찬회동에서 안 대표의 의중도 중요하다. 새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밑그림이 이날 처음으로 그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