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시장 속 신성장동력 확보
"차별화 전략이 승부수 될 것"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침체 중인 뷰티 시장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펫산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펫산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이 론칭한 펫 전용 브랜드 푸푸몬스터 반려동물 모델./사진=푸푸몬스터 홈페이지 캡처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자체 브랜드 '푸푸몬스터'를 선보이고 비건 인증을 받은 펫 샴푸 2종과 스프레이를 출시했다. 푸푸몬스터는 사내 스타트업 조직을 꾸려 만든 브랜드다.

푸푸몬스터 샴푸는 사람보다 표피가 얇은 반려동물 피부를 위해 중성으로 만들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후각이 예민한 동물의 특성을 고려해 수의사의 자문을 받거나 식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향료를 적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펫 상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자사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에서 펫 전용 '디어펫 샴푸' 2종을 처음 선보이면서 펫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제품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개와 고양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에 자사의 클린 뷰티 브랜드 프리메라를 통해서도 '마일드 카밍' 펫 전용 샴푸를 내놓으면서 펫사업 기반을 다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푸푸몬스터라는 펫 전용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과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 반응에 따라 신규 제품군 출시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도 지난해 반려동물 판매 자회사 베이펫을 설립하면서 펫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펫 간식과 사료를 제조하는 기업 오션도 인수했다. 오션은 동결건조 천연 간식과 즉석조리식품(HMR) 등 반려동물 간식을 제조, 유통한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 코스맥스도 펫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ODM 기업인 만큼 자체 브랜드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고객사에서 원하는 제품을 개발, 출시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현재 반려동물 전용 샴푸, 컨디셔너에 이어 치약, 바디팩 등을 개발·생산할 수 있으며, 연내에는 기능성 간식이나 사료 등 펫푸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프리미엄 펫 케어 제품을 컨설팅하고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화장품 기업들이 이처럼 펫산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3조4000억 원 수준으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오는 2027년에는 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중국 시장 부진이라는 악재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제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화장품 기업들의 색조 화장품의 수요가 급감한 데다가 K-뷰티가 각광을 받던 중국 시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공동부유(같이 잘살자)' 정책으로 저무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펫산업의 경우 국내 제약사는 물론 식품 기업들도 잇달아 출시할 만큼 인기가 높고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제품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