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톤당 210달러·전월비 70달러 상승…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속 강세 지속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유연탄값은 톤당 210.8달러로, 2주 만에 45.2달러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전월과 비교하면 70달러, 1월말 대비 8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1월말 140달러선에서 지난달 11일 159.8달러까지 높아졌던 철광석값은 3월18일 142.6달러로 떨어졌다가, 최근 145달러대를 회복했다.

유연탄값이 오른 것은 각국 환경규제 및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광산을 비롯한 석탄 관련 자산 매각으로 공급 확대 여력이 꺾인 상황에서 호주 기상이 악화되고, 인도네시아가 일시적으로 석탄 수출을 제한하는 등 공급 차질이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원료탄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

   
▲ 유연탄(청색)·철광석 가격 추이/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업계는 유연탄값 급등이 2분기 중반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로 보고 있다. 다만 이를 판가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산업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한국전력공사가 연료비 조정요금을 동결했지만, 이번달부터 기준연료비가 인상되고 기후환경요금이 적용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영업이익이 올 1분기 1조7000억 원대에서 2분기 1조4000억 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5차 회의에서 '안정 속 성장'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겠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상하이가 봉쇄조치를 단행하는 등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충분히 발현되기 어려운 탓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달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생산차질 등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1~2분기 모두 6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5월경 예정된 차강판 협상이 관건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지역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러시아 공장 가동 차질 및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차강판 수요 축소 우려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기존 분기별 판매량(약 100만톤)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동국제강 당진공장, 세아제강 포항공장. /사진=각 사

반면,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슬래브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CSP가 판가 상승 등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헤알화 강세는 매출·영업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진 후판공장 고정비 부담 완화 및 유럽·미국 내 철강재 가격 인상도 실적 향상을 이끌 전망이다. 고부가 강종 클래드 후판을 상업화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세아베스틸도 니켈과 철스크랩을 비롯한 원가 부담 가중에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향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기계·조선향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철강 수출이 35억 달러를 넘기는 등 10개월 연속 3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나,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 "조선사들이 후판값 인상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등 원만한 협상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