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규모는 군과 민간 출신 각각 두 자릿 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사실상 해제됨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 맏형 대한항공이 조종사 채용에 나섰다. 엔데믹 기조에 폭증할 여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 지난달 30일 대한항공은 7월 13일까지 군·민간 신입 조종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7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자사 홈페이지에 7월 13일까지 2023년도 신입 조종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지난달 30일 게시했다.

지원 자격은 △후방석 비행 시간 제외 고정익 1000시간 이상 △항공안전법 시행 규칙 제92조 상 신체상 결격 사유가 없는 자 △해외 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CPL·MEL·IFR·항공 영어(EPTA) 4등급 이상 등 국내 자격 증명 소지자에 한정된다. 군 경력자는 취득 조건부 지원이 가능하며, 2023년 중 전역 예정이어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군과 민간 출신 각각 두 자릿 수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인력 수급 소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항공은 인천발 발리·로마·라스베이거스 등 장거리 노선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베트남, 지난해 11월부터는 하와이(호놀룰루) 노선에 비행편을 다시 투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운항 소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대비해 지난해 8월에도 조종사 모집 공고를 올린 바 있고, 그 결과 올해 4월까지 공군 출신 조종사 지원자 80명 중 60명을 채용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항공편 운항이 줄어 7명을 뽑는 데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라고 볼 수 있다.

민항 조종사를 양성하는데에는 통상 소형기 1년, 중·대형기 3~4년 가량의 교육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년 퇴직과 같은 자연 감소분을 고려하면 당분간 대규모 채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정보포털에 고시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과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수는 2020년 12월 기준 총 2796명이다. 2019년 2954명 대비 158명이 줄었다. 이 중 외국인 기장·부기장은 각각 349명, 36명이었으나 111명이 짐을 쌌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 홈페이지 내 '열린 마당'에는 B747·B777을 포함한 대형기 조종사들이 교대 시간 등 근로 조건에 관한 고충을 털어놓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채용 후 소정의 운항 교육 과정을 마치면 소형기 부기장으로 근무하게 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객 수요 회복에 대비하고, 숙련된 조종사 양성에 장기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조종사들을 유·무급 휴직 상태로 둬왔는데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는 건 코로나 시국이 걷혔음을 의미한다"며 "인사 적체 문제 역시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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