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과 7월에도 5%대 전망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5%대를 넘어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 폭도 가팔라져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가중되면서 고물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같은 해 10월(3.2%) 3%대로 올라선 이후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 올해 4월에는 4%대 후반대로 뛰어올랐다.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서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6월과 7월에도 5%대를 넘어설 전망이다./사진=백지현 기자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통계청 및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식량 가격 상승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공급 및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선 이 같은 흐름이라면 "6%대를 돌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이승헌 부총재는 지난 3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에너지 가격도 급등했다. 배럴당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93.1달러에서 이달 초 114.8달러로 급등했고, 휘발유(2월 1714.6원→ 6월 1~2일 2016.7원)와 경유 가격(2월 1536.6원→6월 1~2일 2010.3원)도 오름세를 지속하며 2000원대로 뛰었다.

외식 축산물 등 관련 품목의 물가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거리두기 해제와 확진자수 급감 등으로 대면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사료용 곡물 가격 상승과 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월 대비 23.3%나 올랐다.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및 외식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2009년 3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4월 기대인플레이션(3.1%)은 지난달 0.2%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부분 금지, 중국 내 봉쇄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확대 등으로 향후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쟁 여파와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세계 식량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 팬데믹 기간 중 억눌렸던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수요측 압력이 커지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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