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한미약품 '롤론티스·포지오티닙' 주목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개발 중인 신약들이 하나 둘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유한양행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최근 31호 국산 신약으로 출시한 표적항암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시장 데뷔에 관심이 쏠린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이후 얀센에 기술수출해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인 의약품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통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과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제 진입에 대해 임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이저티닙이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유일한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억 달러에 달한다. 또 상용화 시점은 2025년 전후로 관측했다. 

이와는 별개로 유한양행이 진행 중인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는 오는 9월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2)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2020년부터 레이저티닙 1차 치료제로의 범위 확대를 위한 다국적 임상 3상을 10여 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과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의약품 '롤론티스'도 주목받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국소 진행 및 전이성 'HER2 Exon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다. 아직까지 해당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없다. 

포지오티닙은 치료 약물이 없는 만큼 FDA의 패스트트랙(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 받아 임상 2상 시험 데이터만으로 심사를 받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통한 허가 여부는 올해 11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펙트럼은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한 임상 3상 시험도 최근 시작했다. 

스펙트럼은 최근 롤론티스의 폼목허가 재신청을 FDA로부터 허가 받고 심사 절차를 따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막혀있던 FDA 실사 등이 잇달아 재개되는 만큼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롤론티스의 허가 여부는 오는 9월에 나올 예정이다. 스펙트럼은 롤론티스가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비골수성 악성종양 환자에게서 호중구감소증으로 인한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C녹십자가 일본에서 판매 중인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 제형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주목된다. 회사는 지난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헌터라제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GC녹십자는 기존 정맥주사형 헌터라제 치료제만 국내 허가를 받은 상태다.

ICV란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치료법으로,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약품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실질 조직에 도달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국내 기업에서 이러한 결실을 목전에 둘 수 있는 배경에는 활발한 R&D 투자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완주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이를 또 다시 연구개발로 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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