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말레이시아서 '국민정수기'로 불려
경쟁사, 품목다각화로 새먹거리 찾기 급급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렌털 기업들이 과열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와 달리 해외 렌털 시장의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코웨이 아이콘 얼음정수기./사진=코웨이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코웨이는 2006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수요가 줄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 계정 수는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해외법인 계정수는 29.3% 늘어난 272만 계정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까지 합하면 1000만 계정 달성에 육박한 셈이다. 

특히 코웨이는 해외 진출 국가 중 말레이시아에서 '국민 정수기'라는 별칭을 얻으며 호조를 누리고 있다. 최근 5년 간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법인 성장률은 약 20%에 달하는데, 대세를 이루는 만큼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프르 공항에도 코웨이의 정수기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코웨이가 말레이시아에서 탄탄하게 자리한 데는 현지화 전략을 잘 구사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인구 70% 차지하는 무슬림 고객을 고려해 할랄 인증을 획득한 정수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온수를 즐기는 문화에 따라 온수 전용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낡은 상수도가 많아 정수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며 "또 외부인이 가정을 방문하는 렌털 서비스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문화적 특성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베트남에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객이 손쉽게 자가관리를 할 수 있도록 아마존과 협약을 맺고 비대면 방식의 인공지능(AI) 필터 자동배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베트남의 경우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경쟁사 중 해외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쿠쿠, SK매직, 청호나이스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해외렌탈 계정수가 5만계정 내외로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내수 시장 역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절실하다. 이에 이들은 현지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품목 다각화를 통해 국내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SK매직은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커피머신기, 매트리스 등 생활구독 서비스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웰스는 거울을 보며 자기 피부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 받는 '웰스 스마트 미러'와 실내 자전거 '피버 바이크 플러스'를 도입하는 등 헬스뷰티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렌털은 펫 드라이룸과 고양이 자동 화장실 등 펫 가전으로 품목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정수기 시장은 2020년 기준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LG전자를 비롯해 교원그룹, 바디프랜드 등 시장 규모에 비해 경쟁 업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레드오션에 이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사업의 해외진출이라는 게 나라의 생활문화 특성을 고려해야하는 까닭에 쉽지만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드오션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시장 이 외의 새로운 시장 개척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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