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16.13달러…"휘발유 등 수요 둔화" vs "공급 확대 불가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배럴당 30달러를 향해 높아지던 정제마진이 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정제마진은 16.13달러로, 전주 대비 6달러 낮아졌다. 지난달 넷째주와 비교하면 45.3% 하락했다. 이는 휘발유와 등·경유 마진이 줄어든 탓으로, 3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부문 수익성이 2분기 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제공

하반기 정제마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각국 금리 인상 및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휘발유를 비롯한 제품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휘발유 수요는 일일 9만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유분도 최근 3개월 기준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이들 제품의 재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경질유를 비롯한 제품의 재고량이 많아지는 중으로, 유럽 지역 총 석유제품 재고도 올해 들어 큰 변화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통제가 논의되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 등이 동참하지 않는 탓에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국내외 정유사들이 설비 신·증설에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면 난방용 경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 유전지대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류할증료를 감수하고 여행을 떠나는 인원이 늘어나는 등 항공수요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선 탑승객은 95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2% 급증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항공산업이 2023년을 전후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2024년에서 1년 앞당긴 것이다. 

글로벌 원유 공급능력이 더 이상 증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도 언급되고 있다. 미국 내 정제설비 가동률은 95%에 달하고, 중국도 80%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70%대 초반이었던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도 80%에 가까워졌다.

중국과 인도가 수출량을 줄이는 가운데 호주에서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을 비롯한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설비를 폐쇄하고, 베트남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배럴당 3~3.5달러를 넘어가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전년 동기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시현할 공산이 크다"면서도 "사우디가 7월에 이어 8월 아시아향 공시 원유 판매가격(OSP)를 인상한 탓에 원가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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