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직·상임위원장 고수...'독선' 내부 비판 속출
'사법 리스크' 가시화...첫발 뗀 이재명호 리더십 흔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종합 득표율 77.77%를 기록하며 호기롭게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호가 출범 첫 주부터 내·외부적으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는 지난 28일 출범한 직후 ‘민생’·‘협력’·‘통합’을 외치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타났던 취약점 보완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출범 일주일이 지난 현재 호기롭던 모습과 달리 ‘래로남불’(정청래+내로남불)과 사법 리스크에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이재명 신임 대표는 민주당의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인물이다. 이에 민주당이 겪어왔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강한 쇄신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8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나 이재명호는 다방면에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구태 한 내로남불과 결별하지 못해 ‘끼리끼리 정치’라는 지적을 받으며 협력과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연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때리기에 열중했다. 특히 한동훈 장관에게 인사검증 기능 등의 권력이 중첩되자 ‘소통령’이라는 비판을 쏟았다. 권력 집중은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소통령 못지않은 ‘래로남불’ 탓에 난처한 기색이다. 국회에서는 주요당직과 상임위원장 겸임을 피하는 것이 오랜 관례다. 권력 집중에 따른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은 주변 만류에도 불구 “당에서 과방위원장 그만둘 생각이 있나 묻길래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하며 겸직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석 최고위원 스스로 개인 권력 유지를 위해 당이 비판받을 꼬투리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이에 비명계에서는 당의 입지를 저해하는 독선에 래로남불, 끼리끼리라는 불평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지도부는 내부의 불평을 눈 감으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 비명계와의 통합에 차질이 관측된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8월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출범 초기부터 가시화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문제다. 지난 1일 정기국회 첫날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환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민주당은 즉각 야당 탄압을 목적에 둔 ‘정치 보복’이라며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이재명호는 “민생 위기에 정부의 실책을 바로 잡겠다”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예고된 사법 리스크에 ‘민생’은 뒷전이 됐다. 민생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할 당력이 개인 사법 리스크 방어에 주객전도된 꼴이다. 이에 이재명호가 앞세운 ‘민생 제일주의’·‘강한 야당’의 슬로건은 설득력을 잃어가게 됐다. 

아울러 이번 소환 통보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와 위기는 더욱 부각된다. 이 대표는 현재 가족과 본인에 대해 7개 이상의 부정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이 대표가 기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당 당헌 80조 1항인 ‘기소 시 직무정지’ 조항에 따르면 만약, 이 대표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될 경우 당 대표 직무 정지라는 참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매번 직무정지 논란을 겪으며 흔들릴 수밖에 없어 야당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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