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먹구름' 고물가·고환율에 기업들 한숨…교역조건·체감경기 내리막
9월 30일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면밀 점검
윤 대통령, 시장 평가 및 대응 현황 논의…시장 안정방안 뾰족수 뭐가 있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다. 시장 참여자와 국민 여러분들이 안심하도록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 점검체계'를 가동하여 한 치의 빈틈 없이 대응 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4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민간 전문가,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당부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근 국내외 거시경제를 비롯해 금융외환시장 상황, 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유례없는 강달러의 영향으로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커졌으며, 과거에 비해 대외건전성은 매우 강화되었으나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며 "이번 위기는 대외 요인에 의해 시작된 전 세계 공통의 위기이지만,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충격의 정도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9월 3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제3차 거시상황금융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날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참여자 토론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대외 경제 여건이 매우 어렵지만 과거 외환금융위기 시와는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며 "기업, 금융기관 모두 평상시와 비교할 때 외화자금 조달 여건에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고 나섰다. 

다만 글로벌 경제 위험요인과 관련해 이들은 "내년까지도 선진국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회복 모멘텀이 둔화되고 경기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내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정책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저신용기업에 대한 신용공급 뿐만 아니라 필요시 대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까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이미 마련된 시장안정조치 등 비상대응 계획을 차질없이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리 발언에서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을 높은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강달러 지속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추가적인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어 추 부총리는 "불안심리로 인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지연과 수입기업의 달러 선매수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에 기업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강조한 대응 방안은 중장기적 전략에 입각한 예비 조치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이번 위기를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경제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반복되어온 만큼, 우리 산업을 에너지 '저소비 고효율' 구조로 전환해야 하며, 정부도 기업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시와 맞물려 정부는 회의 직후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대응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간 전문가들이 정부에 요청한 것은 지금의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지속 유지하고, 내년 중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정부 노력 지속이다. 향후 정부의 재빠른 정책 판단과 시장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