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주호영 "양보하고 도와달라"…박홍근 "더이상 양보 없어"
김진표 "예산안 늦어도 19일엔 통과돼야" 사실상 마지노선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 원내대표가 16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하에 새해 예산안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빈손으로 나왔다. 중재안을 제시했던 김 의장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라며 "늦어도 19일엔 통과돼야 한다"라고 여야를 강하게 질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은 최대 위기이고 법인세의 경우 해외 직접 투자 유치 때문에 사활을 거는 문제가 돼 있다"라며 "국회의장 중재안인 1%포인트 인하만으로는 대만(20%)과 싱가포르(17%)와 경쟁하기 어려워 저희들이 선뜻 (중재안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헌법이나 법률에도 예산 편성과 운영에는 정부에 주도권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위기의 순간에 빠르게, 계획대로 재정 운용을 집행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월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과 정기국회 기간이 도과한 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 못 해 국민께 죄송하다"라며 "민주당이 조금은 양보하고 도와주시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예산안 처리 원칙에서 양보에 양보해서 더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라고 맞섰다.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의 중재안은 저희들의 주장과 다르지만, 결국 경제위기와 민생 악영향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수용했던 것"이라며 "야당도 민생의 어려움을 위해 양보하고 결단하는데, 집권여당이 더이상 고집으로 상황과 시간을 끌어가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이 12월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 더이상 '독불장군'같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고 국회와 여야의 판단을 온전히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국회가 이미 3번의 거짓말로 양치기 소년이 돼 놓고 또 약속을 어기면 국민이 앞으로 국회를 어떻게 믿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의 중재안보다 더 양보할 것 없는 민주당에게 만약 추가로 더 조건을 내미는 것은 예산안 합의처리를 여당이 의도적으로 막겠다는 뜻"이라며 "오늘 김 의장의 최종 중재안대로 합의가 안 되면 이태원 참사 유족과 국민의 뜻을 들어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

김 의장은 여야가 예산안을 두고 평행선만 달리면서 협상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데 대해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 취약계층 살려내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못 굴러가게 하는 것 아니냐"라고 여야 원내지도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장은 "하도 합의가 안 되니까 제가 내놓은 중재안이었는데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야가 합의를 해달라"라며 "오늘이라도 여야가 정부하고 협의해서 합의안을 내 달라. 아무리 늦어도 월요일(19일)에는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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