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 456가구 신축…총 공사비 1767억원 규모
[미디어펜=이다빈 기자]12년 동안 표류하던 '사직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사직2구역 재개발)'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을 붙였다. 

서울 종로구 일대 사직2구역 재개발은 올해 삼성물산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중 가장 작은 규모지만 입지가 양호하고 서울 사대문 안에 최초 래미안 단지를 공급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삼성물산 CI./사진=삼성물산


19일 사직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사직2제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3만4268㎡ 부지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12층, 14개 동, 456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1767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사직2구역 재개발 입찰에 2회 연속 단독입찰, 유찰 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게 됐다.

사직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 2009년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0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2017년 3월 당시 조합측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신청을 되돌려 보내고 정비구역 지정을 직권해제하며 사업이 표류되고 있었다. 같은 해 4월에는 조합설립인가도 취소됐다.

사직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017년 12월 서울시의 정비구역 해제와 조합설립 취소 무효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되자 사직2구역 재개발과 사직동 북쪽에 위치한 '캠밸 선교사주택' 부지를 포함해 지연되던 재개발 사업이 지난해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산수화 단지 외관 특화·인왕산 사계 조경 특화

삼성물산은 사직2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역사∙문화∙자연의 가치를 잇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안하고 다양한 스마트 주거상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찰 제안서에서 삼성물산은 전통 산수화를 모티브로 한 단지 외관 특화 및 인왕산의 사계와 풍경을 닮은 조경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래미안의 첨단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스마트홈 상품들도 적용할 계획을 드러냈다. 

커뮤니티시설로는 드롭-오프(Drop-off) 카페와 도서관,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펫케어(Petcare) 시설, 스터디카페 등이 들어선다. 입주민 건강관리를 위한 주차장 자동환기 시스템과 세대내부 환기 시스템,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특화기술 등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2월 3696억원 규모 방배6재건축 사업을 시작으로 이번 사직2구역 재개발을 포함해 총 1조8686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렸다. 사업지별로 △방배6재건축(3696억원) △이촌코오롱리모델링(4476억원) △양평13재개발(1985억원) △흑석2재개발(6762억원) △사직2구역재개발(1767억원) 등이다.

사직2구역 재개발 사업은 올해 삼성물산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다. 하지만 입지와 미래가치를 판단해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물산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 4대문 내 최초로 공급되는 래미안 단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삼성물산의 수주 방침 및 전략은 '클린 수주'가 가능한 지역의 입지와 사업성을 고려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곳에 수주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사직2구역 재개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입찰에 나서게 됐다"면서 "도시정비사업 사업지가 서울 4대문 안에 위치하는 경우는 희귀하고 인왕산과 고궁 등 문화적·지리적 특징을 높게 평가해 전통적인 측면을 계승하고 발전할 수 있는 사업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직2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의 구체적인 단지명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직2구역 인근 위치한 GS건설의 '경희궁자이'는 광화문 업무지구 직주근접 지역이라는 입지와 함께 단지명에 '경희궁'이 포함되고 디자인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며 이 일대 대장아파트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광화문의 문화적, 역사적 특징을 살린 다수의 단지명을 조합에 제안해 둔 상태"라며 "선택은 조합의 몫이기 때문에 아직 단지명 관련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한 관계자는 "클린수주와 사업성 판단을 기본으로 '가락상아2차 리모델링', '울산중구 B-04지역 재개발' 등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내년에도 삼성물산의 기본 입찰 방향성과 부합하는 사업지에 대해서는 수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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