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무리, 과학기술자들과 대화…윤 "과학기술,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출발점"
선택과 집중이 정부 지원 핵심…UAE 국부펀드 300억불 투자 구체화 등 정부 과제 산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정부와 민간이 한 몸이 되어 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야 되겠습니다.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입니다. 복합 위기를 돌파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6박 8일 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설 연휴간 휴식을 취한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첫 공식일정으로 제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오직 경제'를 외쳤다.

올해 고금리·고물가·저성장 등 복합위기가 명확해지는 상황 속에서 민생 돌보기 외에는 국정 운영 돌파구가 없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4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과학기술 영 리더와의 대화'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오찬과 함께 진행된 이번 행사는 UAE-스위스 순방 후속 조치 차원에서 마련됐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또다른 지점은 투자·글로벌 스탠다드·영업사원 마인드다.

윤 대통령은 "규제, 노동 이런 모든 시스템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의 우리 제도를 정합시켜 나가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투자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부터 대한민국 1호 영업 사원으로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다, 여기 계신 국무위원들 한 분 한 분 모두 다 이 나라의 영업사원이라는 각오로 뛰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향후 수출전략회의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UAE 국부펀드의 투자 사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후속 조치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복합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대통령실에서 과학기술 연구자 6명과 함께 오찬을 하며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UAE-스위스 순방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진행한 비공개 일정이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연구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각 분야별로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그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인지 물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국가 R&D 자금이 제대로 집행되어 구체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을 지시했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 지원하여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도 "자라나는 세대에게 과학적 사고를 주문하기 위해서라도 해괴한 논리나 이념이 아닌 과학에 기반한 정부 의사 결정이 제일 중요하다"며 "과학기술 육성과 함께 연구자들이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에 인생을 걸 수 있도록 보상시스템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재 육성과 수출 주도 전략으로 성장 돌파구를 열었던 대한민국 경제사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선택과 집중' 인센티브 전략은 나쁘지 않다. 다만 UAE 국부펀드의 300억불 투자 구체화 및 산업별 수출 촉진 등 정부만 할 수 있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에 300억불 투자가 명시되어 있지만, 그 구체적인 투자이행 방법이 미정이기 때문이다. 정상 간 투자 합의를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남은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산업 혁신' 및 '규제 혁파' 동력을 이어간다. 민간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는 민관 형태로 진행하는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노동·교육·연금 등 기존 3대 개혁 외에도 민생을 위해 실효성 있는, 좀 더 세밀한 후속조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