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조 투입·중국 매출 의존도 감소…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스마트카 성장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 제재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화웨이가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자금은 1615억 위안(약 30조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세계 4위로, 지난 10년간 화웨이의 총 R&D 지출액은 9773억 위안(약 181조871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지난달 14나노미터(㎚)급 이상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를 독자 개발했으며,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67곳이 화웨이를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엔터프라이즈 부문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은 133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0.0%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6.1%에서 20.7%로 상승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클라우드 인프라 '쿠버스'를 발표했으며, 중국과 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각각 2·3위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아태지역 개도국 시장에서도 4위로 올라서는 등 현지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전세계 29개 지역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노드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중으로, △실시간 미디어 스트리밍 가속화 △디지털 금융 △메타버스·웹 3.0 △이노베이션 커넥트 등 5개 연합도 설립했다. 사우디 중소기업들의 이커머스 분야 진출을 돕고, 현지 이통사의 5.5G혁신을 지원하는 등 중동 지역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설립한 자동차 부문의 경우 30억 달러를 투입했고, 지난해 말까지 200만 대 이상의 지능형 자동차 부품을 출하했다. 자동차 브랜드 AITO도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7만5000대 안팎의 차량을 판매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사진=화웨이 제공

컨슈머 부문은 소프트웨어(SW) 개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말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5억8000만 명, '하모니 OS'가 배포된 누적 디바이스는 3억2000대로 나타났다. P60과 메이트 X3 폴더블 등 스마트폰 출시도 이어가고 있다.

부진한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화웨이는 2021년 아너 브랜드 정리로 16조 원 상당의 재원을 확보했고,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 58.9%·순 현금 잔고 약 33조 원 등의 지표를 기록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도 조정됐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404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3% 하락했다. 아태 지역 매출(480억 위안)도 10.5% 줄었다. 반면, 유럽 매출(1492억 위안)은 같은 기간 13.5%, 미주(319억 위안)도 9.1% 증가했다.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가 64.9%에서 62.9%로 완화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화웨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2% 감소했으나, 비경상 요인을 제외하면 -34% 수준으로 조정된다"면서 "휴대폰 시장의 선례를 감안할 때 화웨이의 완성차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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